서귀포에서 시작된 벚꽃소식이 서울을 향해 줄달음질치고 있다. 서울 여의도 윤중로 벚나무 는 곧이라도 꽃망울을 터트릴 기세다. 오는 4~11일 펼쳐지는 여의도벚꽃축제. 핑크색 솜사탕 같은 벚꽃 아래서 ‘찰칵’ 한장의 추억을 남기기 위한 준비의 시작은 완벽한 메이크업이다.
벚꽃처럼 청순한 메이크업을 손쉽게 할 수 있는 비장의 무기가 있다. 바로 팩트다. 파운데이션 안에 고농축 에센스가 들어 있어 잡티는 가려주고 광채는 살려주고 촉촉함을 지켜주는 ‘똑똑한 화장품’이다. 피부미인을 만들어줄 팩트, 어떤 브랜드 제품이 효과가 가장 뛰어난지 국민 컨슈머리포트가 평가해봤다.
유통 경로별 베스트 제품 평가
소비자들이 많이 쓰는 제품을 평가하기 위해 유통경로별로 베스트셀러 제품을 알아봤다. 백화점과 헬스&뷰티 스토어 올리브 영, 오픈마켓 11번가에서 각각 지난 3월 1~15일 매출 베스트 제품(표 참조)을 추천받았다.
우선 유통경로별 1위에 오른 제품을 골랐다. 백화점의 오휘 ‘얼티밋 브라이트닝 에센스 팩트(14g×2, 5만5000원), 올리브영의 루나 ‘에센스 수분광 팩트’(12.5g×2, 3만3000원), 11번가의 에이지투웨니스 ‘에센스 커버팩트 XP’(12.5g×2, 2만9400원)를 평가하기로 했다. 여기에 최저가인 베리떼 ‘스킨핏 커버팩트’(15g×2, 1만4900원)를 추가했다. 최고가인 샤넬의 ‘르블랑 오일인 크림 컴팩트 파운데이션’(10g, 8만2000원)은 매장 판매원들이 팩트와는 다른 제품이라고 설명해 평가 대상에서 제외했다. 그 대신 오프라인 매장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미샤 ‘글로우 앰플 팩트’(12g×2,2만800원)를 추가했다. 결국 이번 제품은 국산제품들끼리 자웅을 겨루게 됐다. 가격은 각 제품을 추천한 유통업체 3월 15일 기준이다.
밀착·보습력 등 8개 항목 상대평가
팩트 평가는 고진영 애브뉴준오 원장, 권현정 임이석테마피부과 원장, 김정숙 장안대 뷰티케어과 교수, ‘최윤정 생활 미용-그동안 화장품을 너무 많이 발랐어’(에프북)의 저자(이상 가나다순)가 맡았다.
평가자들의 피부톤은 밝은 편이어서 각 브랜드에서 밝은색를 구입했다. 브랜드가 평가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막기 위해 블라인드 테스트로 진행했다.
팩트 평가는 발림성, 밀착력, 커버력, 광채 톤업 효과 등을 측정한 보정력, 보습력, 지속력, 화장 수정력(이하 수정력)과 퍼프의 사용감을 평가했다. 8개 항목의 평가를 바탕으로 1차 종합평가를 했다. 이어 전성분과 자외선차단지수를 알려 주고 평가했다. 가격을 공개한 다음 최종평가를 실시했다. 모든 평가는 제일 좋은 제품에는 5점, 상대적으로 제일 떨어지는 제품에는 1점을 주는 상대평가로 진행됐다.
성분 비슷해 기능이 좌우
팩트 평가에선 성분보다는 기능이 우선시된 점이 눈길을 끌었다. 대부분의 화장품 평가에서 기능이 뛰어나도 성분이 좋지 않으면 평가자들에게 낙제점을 받았으나 이번에는 예외였다. 5개 브랜드 팩트의 전성분이 별 차이가 없어 최종평가 순위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자외선차단지수는 베리떼 팩트만 SPF 35/PA++이고, 나머지는 SPF 50/PA+++로 동일했다.
최고의 팩트를 가리는 이번 평가에선 루나와 미샤 팩트가 동점으로 공동 1위를 차지했다. 최종평점은 5점 만점(이하 동일)에 4.0점. 루나의 ‘에센스 수분광 팩트’(1320원)는 퍼프 사용감(2.2점)을 제외한 전 평가항목에서 3.0점 이상의 고득점을 기록했다. 커버력(3.0점)과 보습력(3.0점)에서 평균점 이상을 받았고 발림성(4.2점), 보정력(3.7점), 지속력(3.5점)은 우수했다. 밀착력(4.5점)과 수정력(4.5점)은 가장 뛰어났다. 그러나 퍼프 사용감이 가장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받으면서 1차 종합평가(4.0점)에선 2위를 했다. 성분평가(3.7점)에선 정제수 대신 미네랄워터를 쓴 점을 인정받았고, 향료를 제외하고는 특별히 유해한 성분이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가격이 좀 비싼 편이었지만 항목별로 고른 점수를 받은 루나 팩트는 최종평가에서 1위로 올라섰다. 최윤정씨는 “전항목별로 고르게 높은 점수를 받을 만큼 사용감이 좋았고, 피부가 예쁘게 표현되고 성분도 착해 좀 비싼 편인 가격에 저항감이 느껴지지 않았다”고 호평했다.
미샤의 ‘글로우 앰플 팩트’(867원)는 항목별로 편차가 좀 큰 편이었다. 커버력(2.0점)과 지속력(2.3점)은 가장 뒤처졌다. 그러나 밀착력(4.0점), 수정력(4.0점)은 우수했고 발림성(4.4점), 보정력(4.5점), 보습력(4.6점), 퍼프 사용감(4.3점)은 가장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았다. 그 결과 1차 종합평가(4.2점)에선 단독 1위를 했다. 성분평가(1.8점)에서 안정성 논란이 있는 페놀류 방부제 비에이치티가 문제 성분으로 지적받으면서 최하점을 받아 최종평가에서 루나 팩트에게 동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김정숙 교수는 “얇게 고르게 발리고 피부에 자연스런 광택감과 화사함을 부여하고 촉촉함을 유지해주지만 잡티커버력과 지속력이 약한 게 아쉽다”고 평가했다.
‘견미리팩트’로 유명한 에이지투웨니스의 ‘에센스 커버팩트 XP(1176원)’는 3위에 올라 체면유지를 했다. 최종평점은 3.1점. 평가 항목 대부분에서 중간 순위를 기록했다. 발림성(2.3점), 커버력(2.5점), 지속력(2.6점), 퍼프 사용감(2.3)은 약간 처지는 편이었다. 밀착력(3.2점), 보정력(3.0점), 보습력(3.3점), 수정력(3.0점)은 우수한 편이었다. 그 결과 1차 종합평가(2.7점)에서 3위를 했다. 식물성분을 바탕으로 한 제품으로 나쁜 성분은 없었지만 가짓수가 너무 많다는 점이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해 성분 평가(4.0점)에서 2위를 했다. 중간 가격대로 가성비가 뛰어나지 못했던 에이지투웨니스 팩트는 최종평가에서 위로 치고 올라가지 못했다. 고진영 원장은 “바른 뒤 흡수되면 피부 톤과 어우러지면서 자연스럽게 톤 업이 되고 광채 효과도 좋은 편이지만 여러 번 덧바르면 건조해질 수 있겠다”고 말했다.
베리떼의 ‘스킨핏 커버 팩트’(497원)는 4위를 했다. 최종평점은 2.0점. 커버력(5.0점)은 평가자 전원에게 최고점을 받을 만큼 뛰어났지만 나머지는 매우 저조한 점수를 받았다. 발림성(1.8점), 밀착력(1.3점), 보정력(1.3점), 보습력(1.8점), 수정력(1.5점)에서 최하점을 받으면서 1차 종합평가(1.8점)에서 최하위를 했다. 성분평가(4.2점)에서 최고점을 받았고 평가대상 중 가장 저렴했지만 평가자들의 마음을 돌리지는 못했다. 권현정 원장은 “커버력은 뛰어나지만 파우더 입자가 굵어 화장이 두꺼워지고 모공이나 주름 사이에 낀다”고 지적했다.
오휘의 ‘얼티밋 브라이트닝 에센스 팩트’(1965원)는 5위에 머물렀다.최종평점은 1.9점.지속력(3.9점)은 가장 뛰어났으며 퍼프 사용감(3.6점)은 좋은 편이었으나 나머지 항목 평가결과는 중간에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1차 종합평가(2.3점)에선 4위를 했다. 그러나 유해성 방부제인 페녹시에탄올 성분 함유량이 다소 높아 성분평가(1.8점)도 좋지 못했으며, 이번 평가 대상 중 최고가로 가성비가 낮아 최종평가에서 한 계단 내려앉았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