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연세에스의원 대표원장 심영기(65) 박사는 하지정맥류와 림프부종, 난치성 만성통증 치료 전문가다. 심 박사는 연세의대 졸업 후 국립의료원 성형외과에서 고도의 집중력과 섬세한 손기술을 필요로 하는 미세혈관수술 분야를 전공하고 스웨덴웁살라대학과 일본 기타사토대학 교환교수를 역임했다. 한국 의사 최초로 중국 의사면허를 취득하고, 중국 다롄 시와 베이징 시에 각각 분원(分院)을 설립해 운영 중에 있다. 심 박사는 지금까지 크게 3차례 변신을 꾀했다. 제1기는 성형외과 전문의로 레이저 주름 제거 등 미용성형 분야에 주력하던 때, 제2기는 독일에서 하지정맥류 치료법을 도입하여 대한정맥학회를 설립하고 자가(自家)지방줄기세포를 이용한 림프부종 치료 분야를 개척한 때다. 마지막으로 제3기 변신은 ‘호아타(HOATA)’ 요법 창안 및 신개념 전기 자극 통증치료기, ‘디앙뜨’ 개발과 함께 시작됐다. 호아타는 ‘고전압 작동 미세전류 치료 장치’(High voltage operating a current or nanocurrent treating appliance)의 영문 약칭이다. 심 박사는 14일 “난치병인 림프부종 치료법을 개발하면서 연부조직(軟部組織)에 쓸데없는 림프 슬러지(침전물)가 쌓이기 때문에 부종이 발생하고, 피부를 통해 고전압을 가해 주면 림프슬러지가 녹아서 붓기도 덩달아 빠지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호아타 요법이 탄생하게 된 배경이다. 호아타 요법을 난치성 만성통증 치료에는 어떻게 적용하는지 심 박사에게 물어봤다.
-호아타 요법이 기존의 전기 자극 치료와 다른 점은?
“통증은 우리 신체 어딘가에 이상이 있다는 신호다. 이른바 난치성 만성통증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인을 가늠하기 힘든 통증이 계속되는 경우를 말한다. 호아타 요법은 이런 난치성 만성통증을 진단과 동시에 치료까지 해내는 신개념 전기 자극 치료법이다.
호아타는 통증 환자들의 조직세포가 필요로 하는 전기에너지를 1500~3000V에 이르는 고전압 미세전류로 충전해주는 방식으로 통증을 완화시켜 준다. 압통점(누르면 통증이 발생하는 부위)이나 경혈(經穴)을 미세전류로 자극하는 기존의 물리치료 또는 한의학의 전침(電針)과는 개념이 완전히 다르다.
국내 병원 재활의학과 또는 정형외과 물리치료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경피적 전기신경 자극기’(TENS) 종류도 아니다. TENS가 펄스(맥박처럼 짧은 시간에 생기는 진동현상) 방식으로 50∼150㎂의 맥동(脈動)전기를 흘려보내는 기기라면, 호아타 전기 자극 치료기는 1500~3000V의 고전압으로 발생시킨 정전기(마이너스 전기, 음전기)를 150~800㎁ 수준의 미세전류를 충전시켜 주는 기기다.
호아타는 더군다나 기존의 TENS보다 전압이 10배 이상 높은데도 감전 위험이 없다. 초미세전류에 의한 전기에너지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통증 치료 효과 역시 일시적이 아니라 1주일 이상 지속된다.”
-조직세포에 고전압 미세전류를 충전해주면 통증이 해소된다는 말인가?
“70조개의 세포로 구성된 우리 인체의 조직세포들은 대사활동 시 세포막 전위를 전기에너지로 이용한다. 세포막 전위는 각종 미네랄 이온 교환을 통해 유지된다. 전기 생물학적으로 정상세포의 막전위 차이는 -70~-100㎷ 범위다.
병든 세포는 이 전기에너지를 충분히 만들어내지 못한다. 그러면 가용 전기 부족으로 인해 조직세포의 활성도가 낮아지고 림프순환도 제대로 안 이뤄지게 된다. 그 결과 림프 슬러지가 세포 주위에 쌓인다. 급기야 염증반응이 일어나고 통증도 발생한다. 막전위가 정상치의 50%(-30~-40㎷) 이하 수준으로 낮아진 상태를 장기간 방치하면 염증의 만성화, 섬유화 반응으로 만성피로가 유발된다. 적혈구가 뭉쳐서 혈전(血栓)을 만들고, 피가 잘 안 돌아 손발이 시리며 저린 증상도 나타난다.”
-통증은 막전위가 떨어졌다는 신호다, 이런 뜻인가?
“그렇다. 막전위가 -15~-20㎷ 단계까지 방전이 되면 우리 몸의 세포는 살 수가 없다. 세포돌연변이로 암 발생 위험도 급증하게 된다.
막전위가 약해지면 세포활성도가 낮아지고, 이 때문에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원인불명의 급·만성 통증과 함께 만성피로, 오심, 수면불량, 우울증, 어지러움, 신경마비, 감각이상, 피부트러블, 인지기능장애 등이 발생한다.”
-호아타 전기 자극 치료가 통증을 완화시키는 원리는?
“전기가 방전돼 충전이 필요한 세포는 호아타 치료기를 피부에 갖다 대면 자기가 필요로 하는 만큼 전기를 잡아당긴다. 이를 전인(電引, Electrotraction) 현상이라 한다.
인체의 모든 세포는 전기 생리학적 측면에서 볼 때 배터리와 같은 존재다. 전기가 없으면 전기자동차가 힘을 못 쓰듯이 우리 몸의 세포들도 방전이 되면 병이 들고 제 기능을 못 하게 된다. 이와 반대로 다쳤거나 병들어 약해진 세포에 음전기를 충전시켜 막전위를 높여주면 세포주위에 쌓인 림프슬러지가 녹아 없어지고 세포대사도 활기를 되찾는다. 그러면서 자동적으로 통증도 사라지게 된다.
호아타 1회 충전(전기 자극) 효과는 평균 2~7일간 유지된다. 따라서 잘 낫지 않는 난치성 만성통증을 물리치기 위해선 주당 1~2회씩 호아타 치료를 반복하는 방법이 권장된다.”
-통증 유발점은 어떻게 찾아내나?
“호아타 전기 자극 치료기는 전기에너지에 의한 피부표면 마찰계수의 차이로 병소(病巢)를 찾아내는 진단적 기능도 갖고 있다. 전기에너지가 충분한 정상세포에 갖다 대면 통전(通電)에 의한 통증, 즉 ‘통전통(通電痛)’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하지만 병들어 안 좋은 곳, 통증이 심한 곳(배터리로 말하면 전기가 거의 방전된 상태)에 갖다 대면 정상 부위와 달리 통전량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마치 감전이라도 된 듯이 짜릿짜릿한 통전통이 나타난다. CT나 MRI 검사로는 확인이 안 되는 통증 유발 부위를 호아타 전기 자극 치료기로 정확히 찾아낼 수 있는 것은 이 덕분이다.
유통유치(有痛有治) 무통무치(無痛無治), 즉 치료할 때 통전통이 있으면 원인 진단과 동시에 치료가 되고 통전통이 없으면 원인 규명은 물론 치료가 안 된다는 것이 호아타 요법의 핵심 원리라고 할 수 있겠다.”
-그렇다면 암성 통증 완화에도 적용이 가능할까?
“호아타 요법은 세포를 재생시키는 작용도 한다. 통전 치료를 반복해서 충전시키면 세포막 안팎의 이온교환이 활발해지면서 막전위가 정상화되고, 세포 활성도 되살아나는 변화가 일어난다. 혈액순환이 좋아져 영양과 산소 공급도 원활해진다.
돌연변이세포, 다시 말해 암세포 치료에는 크게 항암약물요법, 절제수술요법, 방사선치료 등 3대 요법이 있다. 말기 단계의 암성통증은 이들 기본 치료만으로 잘 해결되지 않는다. 그래서 -20㎷ 이하 수준으로 고갈된 막전위를 정상화시켜주는 치료가 추가로 필요하다. 이때 호아타 전기 자극 치료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부족한 전기에너지를 보충해주면 암성 통증이 줄어들 것이라 기대한다. 호아타 요법으로 암세포 증식을 억제하는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통증 외에 적용 가능한 증상은?
“호아타 전기 자극 치료는 급·만성 통증의 치료뿐 아니라 안면마비, 당뇨병성 족부궤양(당뇨발), 림프부종, 섬유근육통, 말초신경병증, 대상포진, 이명, 돌발성난청, 황반변성, 중풍후유증, 족저근막염 등의 완화에도 유용하다. 주기적으로 장기간 시행 시 각종 질병에 대한 면역력과 저항력을 높이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이를 증명해 보이기 위해 더 많은 임상연구와 다양한 치료 경험을 축적해 나가고 있다.”
이기수 쿠키뉴스 대기자 elgis@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