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일의병장 김도화 ‘척암문집책판’ 1장 귀환



척암 김도화(1825~1912)는 근대기 대학자였다. 일본이 명성황후를 시해한 을미사변을 계기로 의병이 일어서자 안동지역 의병장으로 활동했다. 당시 70세의 고령이었지만 의병장으로 추대될 만큼 덕망이 높았다. 그의 사후 생전에 남긴 글을 모아 손자 김헌주 등이 1917년 편집·간행한 ‘척암선생문집’은 유학자의 학식을 보여주는 귀중한 자료다. 하지만 1000장이 넘었던 문집의 책판(책을 찍은 목판)은 항일운동 가문 꼬리표가 달리며 집안이 풍비박산 나는 바람에 20장만 전해져왔다. 귀한 ‘척암선생문집책판’(사진) 1장이 고국으로 돌아왔다. 문화재청은 산하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독일 경매에 나온 것을 지난 3월 매입했다고 11일 밝혔다.

이 책판은 오스트리아의 한 가족이 소장하던 것으로, 재단이 유교 책판을 전문적으로 연구·관리하고 있는 국학진흥원과 긴밀히 협력해 매입에 성공했다. 국학진흥원에 소장된 ‘척암선생문집책판’은 2015년 10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한국의 유교책판’의 일부이기도 하다.

척암은 한국 독립운동의 산실인 안동 임청각 문중의 사위 가운데 한 명으로, 퇴계 학통을 이어받아 학문과 후진 양성에 힘썼던 학자다. 하지만 나라가 망해가자 분연히 일어섰고, 1910년 한일강제병합 때는 자택의 대문에 ‘합방대반대지가(合邦大反對之家)’라고 써 붙이고 상소를 올렸다. 그런 독립활동 노력이 평가받아 1983년 대한민국 건국포장, 1990년 대한민국건국훈장 애국장에 추서됐다.

손영옥 미술·문화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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