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d 스포츠] 유튜버로 변신한 스포츠 스타들… “콘텐츠 多 있어요”

유튜브 채널 ‘꽁병지TV’를 운영 중인 전 축구 국가대표 골키퍼 김병지는 스포츠계 인터넷 개인방송의 대표 주자로 꼽힌다. 프로야구 통산 103승을 거둔 투수 박명환은 김병지의 게스트로 활약하다 지난달 개인 채널 ‘꽁베이스볼’을 열었다. 프로축구 울산 현대의 김보경과 전 농구 국가대표 방성윤도 유튜브를 통해 팬들과 소통하고 있다(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유튜브 캡처



 
종합격투기 UFC의 파이터 김동현은 지난달 자신의 별명을 앞세운 ‘매미킴TV’를 개설했다. 운동과 건강, 다이어트, 호신술, 홈트레이닝 등을 주요 콘텐츠로 구성했으며, 팬과의 소통을 개인방송의 목표로 내걸었다. 유튜브 캡처


유튜브 바람이 스포츠계에도 불어닥치고 있다. 평소 팬들과 접점이 적었던 스포츠 스타들은 인터넷 개인방송을 통해 소통의 장을 속속 마련하고 있다. 팬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 선수를 경기장이나 사인회가 아닌 집에서 실시간으로 만날 수 있게 됐다. 국내 스포츠 스타들이 만드는 1인 미디어의 세계를 살펴봤다.

한국 축구의 레전드 골키퍼 김병지는 스포츠계의 ‘유튜브 열풍’을 이끄는 대표 주자다.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인 꽁지머리에서 착안한 ‘꽁병지TV’를 유튜브에서 운영 중인데, 채널 구독자가 25만명이 넘는다. 그는 지난해 6월 러시아월드컵을 앞두고 축구 열기를 띄우고자 방송을 시작했다.

꽁병지TV는 국가대표 출신 선수와 구독자가 이색 축구 대결을 벌이는 ‘지구특꽁대’, 축구 기술과 훈련기법을 전수하는 레슨, 경기 분석 및 리뷰, 인터뷰 등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박항서 베트남 축구 대표팀 감독도 이 방송의 게스트로 나선 바 있다.

김병지는 지난 17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은퇴 후 새로운 시도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축구에서 쌓은 전문적인 경험을 토대로 소통하면 좋을 것 같았다”며 “이를 통해 축구의 저변 확대는 물론 스포츠 산업의 발전, 재능 기부와 봉사를 통한 사회공헌 등의 목표를 이루고자 한다”고 말했다.

최근엔 ‘스쿨어택’ 코너를 신규 개설했다. 점심시간에 고등학교를 찾아 일반 학생들과 축구 대결을 펼친다. 50m 단독드리블 후 김병지를 상대로 골 넣기, 프리킥 막기, 11m 페널티킥 승부 등 3단계 토너먼트 방식으로 맞붙는 코너다. 선수들이 얼마나 힘든지를 직접 체험토록 하고, 스타와의 맞대결을 통해 평생 기억에 남을 추억을 선사하겠다는 취지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김병지는 “팬들은 다양한 시각으로 콘텐츠를 바라보고, 저는 시청자들의 반응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 1인 미디어의 장점”이라며 “유튜브를 하면서 팬들의 관심이 많아지고, 선수를 바라보는 시각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이어 “제 방송 시청자의 75%가 구독을 누르지 않고 보시더라. ‘구독, 좋아요, 알람 추천’을 꼭 부탁드린다”며 껄껄 웃었다.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출신의 ‘통산 103승 투수’ 박명환은 꽁병지TV의 게스트로 활약하다 지난달 유튜브에서 개인채널인 ‘꽁베이스볼’을 열었다. 야구 레슨과 장비 소개, 국내외 프로야구 현안 분석 등의 콘텐츠로 구성됐다. LG 트윈스 출신 김동영은 ‘빠따형’ 채널을 운영 중이다. 지난해 7월부터 시작했는데, 일반 아마추어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야구 레슨 영상을 주로 업로드한다. 야구 포지션별로 세부적인 설명을 곁들여 시청자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

3×3 농구에서 재기를 노리는 전 농구 국가대표 방성윤은 프로시절 별명인 ‘방가(BANG GA)’를 채널명으로 쓴다. 틈틈이 자신의 훈련과 경기 영상을 올리며 팬들 앞에 서고 있다. 지난해 프로농구 신인 드래프트에서 170.6㎝의 작은 키로 주목받고 3×3 농구에서 도전을 이어가고 있는 한준혁은 자신의 이름을 딴 채널 ‘한준혁’을 운영하고 있다. 처음에는 인지도가 떨어지는 자신을 홍보하는 것이 주된 목표였지만 최근에는 1대1 농구 대결, 스킬 강좌 등으로 콘텐츠 폭을 넓혔다. 한준혁은 “저처럼 키 작은 선수가 잘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사람들이 농구를 친숙하게 생각하지 않을까 싶어서 다양한 코너를 신설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떨어진 농구의 인기 회복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한다.

시간적 여유가 있는 은퇴 선수뿐 아니라 현역선수들도 1인 방송에 뛰어드는 추세다. 인터넷 방송 시스템이 훈련이나 경기 일정에 큰 부담을 주지 않을 정도로 발전해서 가능한 일이다.

종합격투기 UFC의 국내 대표 파이터 김동현은 ‘매미킴TV’를 운영한다. 매미킴은 그가 UFC 경기 중 상대 선수의 등에 매달리는 매미 같은 모습에서 비롯된 별명이다. 운동과 건강, 다이어트, 호신술, 홈트레이닝이 주 콘텐츠다. 김동현은 자신의 방송을 통해 “거창한 건 아니고 소통의 매력을 느껴 가벼운 마음으로 하게 됐다”며 “파이터라는 평범하지 않은 직업에 관심 있는 분들의 궁금증을 해소해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프로축구 K리그1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울산 현대의 미드필더 김보경도 지난달 ‘KBK Football TV’ 채널을 개설했다. 다른 스타들이 일반인과의 소통에 초점을 맞췄다면 김보경은 축구계 동료들과의 공생, 발전을 목표로 삼았다. 그는 “영국과 일본에서 생활하면서 피지컬이 중요한데 어떤 훈련이 있고, 도움이 되는지 모르는 선수들이 많더라. 이런 것들을 공유해 같이 발전했으면 하는 마음이 있다”고 개인방송을 시작한 계기를 소개했다. 김보경은 자신의 훈련 방법 외에도 해외 축구스타들의 훈련 사례 등을 공유할 계획이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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