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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실 CCTV 설치 논란 재점화, 정부 “의료사고 보고 먼저”

이 사진은 기사와 관련이 없습니다. 뉴시스


경기도 성남시 한 병원의 신생아 낙상사고 은폐 의혹을 계기로 수술실 CCTV 설치 논란이 재점화하고 있다. 정부는 CCTV 설치보다 의료사고를 의무적으로 보고하도록 하는 제도 마련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18일 여의도 국회 앞에서 ‘수술실 환자 안전과 인권을 위한 CCTV 설치 법제화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수술실에 CCTV가 설치돼 있었다면 의료사고의 조직적 은폐행위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국회가 수술실 CCTV 설치 법제화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수술실 CCTV 설치를 의무화한 법안은 발의된 게 없다.

수술실 CCTV 설치 목소리가 커진 건 2016년 안면윤곽 수술 중 과다출혈로 사망한 고(故) 권대희씨 사건 때다. 이후 대리수술 등으로 인한 의료사고가 잇따르면서 설치 요구가 거세졌다.

그럼에도 관련 논의가 진행되지 않은 이유는 의료계 반발 때문이다. 대한의사협회는 “CCTV를 설치하면 의료인이 위축돼 환자를 위한 적극적인 의료행위에 방해가 된다”는 입장이다.

주목되는 건 경기도의 변화 움직임이다. 경기도는 다음 달 1일부터 경기도의료원 산하 6개 모든 병원 수술실에 CCTV를 설치하기로 했다. 최근 경기도의료원 안성병원에서 시범사업을 마무리했다. 지난해 10월 53%였던 CCTV 촬영 동의율은 지난 2월 63%로 상승했다. 도 관계자는 “수술실 CCTV 녹화는 환자뿐 아니라 의사도 동의해야 하는 것”이라며 “촬영 동의율로 의료진의 반응을 짐작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민간병원에서 수술실 CCTV 설치를 의무화하려면 의료법 개정이 필요하다. 경기도는 국공립병원 수술실에 우선적으로 CCTV를 설치하고 전국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 수술실로 확대하는 내용의 법 개정을 지난달 보건복지부에 건의했다.

복지부는 수술실 CCTV 설치보다 의료사고 신고를 의무화하는 환자안전법 개정에 무게를 두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수술실 CCTV 설치도 검토 대상이지만 의견수렴이 더 필요하다”고 했다. 국회에 계류돼 있는 환자안전법 개정안은 의료기관에서 사망 등 중대한 환자안전사고가 발생했을 시 이를 자율이 아닌 의무적으로 보고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복지부는 “이 개정안을 조속히 통과시키겠다”고 했다.

김영선 기자 ys8584@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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