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글로벌 클라우드 업체에 선전포고했다. 보안 및 서버 관리능력, 언어 등 국산 클라우드의 장점을 앞세워 새로 개방된 국내 금융·공공 시장을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네이버는 18일 경기도 춘천의 자사 데이터센터 ‘각’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2년 준비 끝에 글로벌 클라우드 업체와 견줄 만한 기술력을 갖췄다”며 “올해 아마존웹서비스(AWS)·MS 등과 경쟁해 지난해 매출의 2배 이상을 올릴 것”이라고 자신했다. 네이버 클라우드 자회사 네이버비즈니스플랫폼(NBP) 박원기 대표는 “국산 클라우드 중에서도 쓸 만한 게 있어야 한다”며 “남의 서비스에 기대기보다 자체 원천기술로 경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클라우드는 정보통신기술(ICT) 업체가 자신이 소유한 고성능 중앙컴퓨터의 데이터 저장공간 및 처리 능력을 빌려주는 서비스로 요약된다. 이용자는 인터넷을 통해 중앙컴퓨터에 접속하면 언제 어디서든 컴퓨터 작업을 할 수 있다.
네이버는 특히 성장 잠재력이 큰 공공·금융 시장을 집중 공략한다. 한상영 NBP 클라우드 서비스 리더는 “금융기관들의 내부업무 시스템까지 수용할 수 있는 클라우드를 선보일 계획”이라며 “아울러 공공 부문에서는 최고의 경쟁력을 가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자신했다.
네이버는 국산 클라우드의 장점을 여러 번 강조했다. 박 대표는 “네이버 클라우드는 AWS 등 글로벌 클라우드와 달리 문제가 생기면 한국어로 즉시 소통한 뒤 해결할 수 있다”며 “민감한 데이터의 해외 유출도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업체와의 기술 격차는 좁혀졌다고 평가했다. 분산 저장 및 저장 데이터 가속 등 저장 기술은 물론 인공지능(AI) 등 부가 서비스 기술력도 향상됐다는 것이다. 박 대표는 “‘글로벌 기업이 특정 서비스를 제공하면 우리도 할 것’이라는 게 기본 방침”이라며 “오히려 한국어 음성 인식 기술 등은 우리가 앞선다”고 설명했다.
국내 클라우드 시장에서 AWS·MS 두 기업의 점유율이 80%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기업 정보통신관리(SI) 계열사들도 대부분 이들 클라우드 서비스를 판매 대행하는 형태로 매출을 올린다.
박 대표는 “일부 국내 기업이 AWS 쓰는 걸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는데, 자존심도 없느냐”고 비판했다. 대기업 SI 계열사들에 대해서도 “단기수익에 얽매여 국내 시장을 내주고 있다”며 “함께 글로벌 기업에 맞서 싸웠으면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춘천=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