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 이긴 괴물, 새 천적 ‘두 방’에 당했다

LA 다저스의 류현진이 21일(한국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의 밀러파크에서 열린 2019 미국프로야구 정규리그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경기에서 6회말 크리스티안 옐리치에게 홈런을 내준 뒤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다. AP뉴시스
 
21일(한국시간) 류현진을 상대로 2개의 홈런을 때려낸 옐리치. AP뉴시스


마운드로 돌아온 ‘몬스터(괴물)’ 류현진(LA 다저스)이 준수한 투구에도 불구하고 자신보다 더한 괴물의 괴력에 무릎을 꿇었다. 류현진이 올시즌 메이저리그 홈런 전체 1위 크리스티안 옐리치(밀워키 브루어스)에게 홈런 두 개를 내주고 패했다.

류현진은 21일(한국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의 밀러파크에서 열린 2019 메이저리그 정규시즌 밀워키와의 경기에 등판해 5⅔이닝 동안 6피안타(2피홈런) 1볼넷을 내주고 2실점을 기록했다. 6회말 0-2로 뒤진 상황에서 강판된 류현진은 팀이 0대 5로 완패하며 시즌 첫 패배(2승)를 안았다.

지난 9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전에서 사타구니 통증을 호소하며 자진강판하고 부상자명단에 등재된 뒤 12일만의 선발등판이었다. 밀워키 강타선을 맞아 우려가 없지 않았지만 류현진은 상황에 따라 투구 전략을 바꾸는 특유의 영리함을 바탕으로 경기를 잘 풀어 나갔다. 상대가 체인지업을 노릴 때는 커터로, 변화구에 집중할 때는 경기 초반보다 빨라진 속구로 맞섰다. 이를 바탕으로 류현진은 이날 시즌 최다인 9개의 탈삼진을 잡았다.

그러나 단 한 명을 막지 못해 분루를 삼켰다. 이날 경기 전까지 11개의 홈런을 치며 리그 홈런 단독 선두에 올라 있던 옐리치는 3회말 두 번째 타석부터 진가를 드러냈다. 옐리치는 1볼 2스트라이크로 몰린 상황에서도 류현진이 던진 몸쪽 낮은 체인지업을 밀어쳐 좌중월 펜스를 넘기는 솔로홈런(12호)으로 연결했다. 실투가 아닌 옐리치의 타격 기술과 파워로 만든 한방이었다. 이어진 6회말 세 번째 타석에서는 가운데로 몰린 류현진의 커브를 잡아당겨 벼락같은 우월 솔로홈런(13호)을 날렸다.

옐리치는 마이애미 말린스 시절부터 타격에 재능을 보였으나 밀워키로 트레이드된 지난해부터 실력이 만개했다. 지난해 36홈런에 1.000의 OPS(출루율+장타율)를 기록하고 내셔널리그(NL) 최우수선수(MVP)가 됐다. 올해 초반 기세는 지난해를 웃돈다. 단 22경기만 치른 현재 벌써 13개의 홈런을 치며 독보적인 홈런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이 추세라면 올 시즌 95홈런도 가능할 정도로 그의 방망이에 불이 붙은 상태다. 두 시즌 연속 MVP가 될 것이라는 섣부른 평가도 제기되고 있다.

류현진은 “첫 홈런은 나쁜 공이 아니었는데 잘 쳤다”며 “옐리치는 현재 리그에서 가장 핫한 타자”라고 옐리치의 기량을 높이 샀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도 “상대하기 힘든 선수”라고 혀를 내둘렀다. 지난해 포스트시즌에서도 류현진에게 4타수 2안타로 강했던 옐리치가 이날도 2홈런을 쳐내면서 폴 골드슈미트(세인트루이스), 놀란 아레나도(콜로라도 로키스)에 이은 또다른 ‘천적’이 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한편 다저스는 27일부터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3연전을 치른다. 로테이션대로라면 류현진은 27일 선발로 나선다. 이날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에서 3경기 만에 3호 홈런을 터뜨리며 타격감을 올려가고 있는 친구 강정호와 맞대결할 가능성이 높다.

이현우 기자bas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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