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사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 스캔들 특검의 수사 보고서 공개 이후 자신의 무죄를 주장하는 대대적인 여론전을 펼치면서 동시에 특검에 협조했던 백악관 참모들에 대한 보복에 나섰다. 민주당은 수사 보고서 전체 공개를 재차 요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트위터에 “트럼프는 깨끗하다(Trump clean)”며 “범죄는 없었다”고 적힌 19일자 뉴욕포스트 1면 사진을 올렸다. 그는 다른 트윗에서 “러시아 스캔들 수사에 3000만 달러가 넘는 비용이 들었고 675일이 걸렸다”며 “(하지만) 공모나 사법방해로 밝혀진 건 0개”라는 내용의 문구가 나오는 동영상도 올렸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은 수사 보고서를 ‘공모도, 사법방해도 없었다(No Collusion, No Obstruction)’는 네 단어로 요약했다”며 “민주당은 대통령만의 명확한 메시지에 맞서 싸울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 재선 캠프는 “수사 보고서 공개 하루 만에 후원금 100만 달러가 모였다”고 밝히면서 보고서 발표가 오히려 지지층을 결집시켰다는 점을 시사했다.
특검 수사에 협조했던 백악관 참모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보복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WP는 백악관 전·현직 관리 10여명의 진술과 이들이 특검에 제출한 메모들이 수사의 원재료 역할을 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보고서에서 ‘(백악관 참모들) 메모’라는 단어가 160차례 언급됐다. 특히 롭 포터 전 백악관 선임보좌관, 도널드 맥갠 전 백악관 법률고문의 비서실장 애니 도널드슨, 제프 세션스 전 법무장관의 비서실장 조디 헌트의 메모가 수사에서 중요한 단서가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보고서 발표 직후 수사의 실마리를 제공한 백악관 참모들에 대한 분노를 어김없이 표출했다. 그는 “정신 나간 뮬러 보고서”라며 “일명 ‘메모’를 하는 사람들을 조심하라”고 강조했다. 수사 보고서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월 뮬러 특검 해임을 시도했을 때 내부 회의에서 필기를 하던 맥갠 전 고문에게 “왜 메모하느냐. 나는 메모하는 변호사를 본 적 없다”고 질책했다. 현지 언론들은 특검에 협조한 맥갠 전 고문과 라인스 프리버스 전 백악관 비서실장,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 등이 보복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