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정부, 5G 품질 만회 외치지만 실효성 부족



‘부실 5G(5세대 통신)’ 진통을 앓고 있는 통신업계와 정부가 “5G 품질 만회”를 외치고 있다. 하지만 뾰족한 대안 없이 ‘소통’ ‘신뢰’ 같은 추상적인 말만 되풀이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LG유플러스는 5G 네트워크에 LTE-5G 결합기술인 ‘EN-DC’를 적용해 5G 품질을 높이겠다고 21일 밝혔다. 이 기술은 채팅·웹서핑 등 저용량 서비스는 4G(LTE)망에 우선 접속하고, 대용량 서비스를 이용할 때는 LTE와 5G에 동시에 접속하는 기술이다. LG유플러스는 이 기술을 활용해 5G 평균 속도를 100~200Mbps(초당 메가비트) 끌어올리고 스마트폰 배터리 사용 시간을 1.5배 늘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LG유플러스는 시범 운영해온 ‘빔포밍’과 ‘멀티유저 마이모’ 기술을 전국 5G 네트워크에 적용키로 했다. 이들 기술을 적용하면 프로야구 경기장이나 강남역 등 동시에 여러 사용자가 동시에 몰리는 인구 밀집 지역에서 자주 발생하는 속도 저하가 줄어든다.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은 이날 “5G 초기 미흡한 사항에 대한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이에 대해 무엇보다 고객과 진솔하게 대화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앞서 박정호 SK텔레콤 사장과 황창규 KT 회장도 비슷한 취지로 발언했다.

하지만 고객이 실제 체감할 수 있는 변화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은 LG유플러스의 ‘EN-DC’와 비슷한 5G·LTE 결합기술을 이미 적용하고 있지만 5G 속도는 기대를 밑돌고 있다. ‘빔포밍’과 ‘멀티유저 마이모’ 기술은 애초 5G에 적용될 예정이었던 기술들로, 품질 개선을 위해 새로 만든 대책이 아니다.

정부도 두루뭉술한 계획만 발표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오는 23일 5G 서비스 품질점검 민관합동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5G 품질문제를 다루겠다고 19일 밝혔다. 하지만 “커버리지 확대, 끊김 현상 등 기술적 문제 해결 등을 논의한 뒤 주요 내용을 공개해 대국민 소통 강화” “매일 5G 서비스 관련 부내 일일점검회의 개최” 등 추상적인 대책만 제시하는 데 그쳤다.

업계에서는 5G 정상화까진 1~2년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5G 기지국이 전국에 촘촘히 구축되는 데 필요한 시간이다. 이통 3사의 5G 기지국은 올해 말 ‘전국망 기준’의 하한선(15만개)을 일단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래도 LTE 기지국 수(약 80만개)에는 한참 못 미친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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