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밌어야 구매”… 10∼30대 겨냥한 ‘펀슈머’ 마케팅 바람



10~30대 소비자들이 쇼핑을 하는 데 있어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덕목 중 하나는 ‘재미’다.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에 ‘인증샷’을 올릴 수 있는 제품은 이들에게 ‘사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재미를 추구하는 소비자들, 이른바 ‘펀슈머’(fun+consumer) 소비 트렌드가 계속되고 있다.

22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신세계인터내셔날 여성복 브랜드 ‘스튜디오 톰보이’는 슈퍼마켓과 신선식품을 모티브로 한 ‘슈퍼마르쉐 캡슐 콜렉션’을 출시했다. 슈퍼마켓에 진열된 다양한 통조림의 색감, 모양에서 영감을 받아 톡톡 튀는 원색, 가공식품을 떠올리게 하는 글자들을 의상에 덧입혔다. 재미와 개성이 돋보이는 디자인이라는 평가다.

패션업계에서 펀슈머 트렌드는 다양한 컬래버레이션(협업)으로 확인된다. 지난해 이랜드 스파오(SPAO)가 배우 김혜자씨와 협업한 ‘혜자템’은 편안함과 재미로 입소문이 나면서 두 달 동안 8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랜드는 2017년 빙그레의 인기 아이스크림 ‘메로나’ ‘붕어싸만코’를 모티브로 한 티셔츠 등을 출시해 인기를 끌었다.

세계적으로 열풍이 식지 않는 ‘어글리 슈즈’의 인기도 재미 추구와 밀접하다.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못생긴 것을 ‘보기 싫다’고 해석하지 않고 ‘재밌다’고 보는 게 1020세대 감성”이라며 “재밌는 건 일반적인 아름다움에 비켜가도 충분히 멋지다고 생각하는 게 요즘 소비 추세”라고 설명했다.

새롭지 않아도 재미를 덧입으면 순식간에 ‘힙’해질 수 있다. 팔도의 ‘팔도비빔면’이 10대들이 즐겨 쓰는 말장난을 활용해 ‘괄도네넴띤’으로 옷을 갈아입자 바로 핫 아이템이 됐다(사진). 팔도는 ‘괄도네넴띤’을 온라인 한정 판매로 출시했다가 뜨거운 반응이 이어지자 오프라인에서도 500만개를 풀었다. 오프라인 판매 또한 한 달도 안 돼 완판됐다.

신세계그룹이 ‘SSG.COM’을 처음 시작했을 때 광고에 “쓱~”이라는 표현을 써 재미를 더한 것, 화장품업계가 ‘예쁜 모델’ 대신 ‘재밌는 캐릭터’와 협업해 인기를 끄는 것도 펀슈머 트렌드와 일맥상통한다.

펀슈머 트렌드에 부합하는 제품들은 브랜드 인지도 상승에는 기여하지만 규모의 경제를 이룰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빠른 속도로 바뀌는 ‘재미’ 요소는 지속성을 갖기 어렵기 때문이다. 기업들이 펀슈머를 겨냥한 마케팅을 장기적인 전략으로 삼기 어려운 이유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속칭 ‘신박템’은 익숙해지는 순간 그 가치가 떨어진다. 더 이상 새롭지도 재밌지도 않기 때문에 찾는 사람도 줄어들게 되는 것”이라며 “빠르게 바뀌는 트렌드를 따라잡기 위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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