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시사  >  월드

군국 야심 키우는 일본… 미·중 갈등 틈타 양다리

전범기인 욱일기를 단 일본 호위함 스즈쓰키함이 지난 21일 중국 산둥성 칭다오항으로 들어서고 있다. 스즈쓰키함은 중국 해군 창설 70주년 기념 국제 관함식 참석차 중국을 찾았다. 중국은 과거 일본에 침략당한 역사가 있지만 일본 군함이 침략전쟁의 상징인 욱일기를 매단 채 중국 항구에 입항하는 것은 문제삼지 않았다. AP뉴시스


일본이 미국과 중국의 무역 및 기술전쟁 국면에서 양다리 실리외교를 펼치며 군국주의 야심을 키워가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에서 일본의 존재가 아쉬운 중국은 일본 군함이 욱일기를 달고 자국 항구에 들어오는 것을 허용했다. 욱일기는 일본 제국주의와 침략전쟁의 상징으로 중국 역시 일본에 치욕적인 역사를 갖고 있다. 일본은 미국과는 사이버 공격도 미·일 안보조약에 포함시켜 공동 대응키로 하는 등 미·중 갈등을 이용해 모든 실리를 챙기고 있다.

22일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 해군 창설 70주년 기념 국제 관함식에 일본 해상자위대 소속 5000t급 호위함 스즈쓰키함이 일제 전범기인 욱일기를 달고 21일 산둥성 칭다오항에 입항했다. 일본 해상 자위대 함정의 중국 방문은 2011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중국 측은 일본 함정의 욱일기 게양을 문제삼지 않았다고 통신은 전했다. 일본은 지난해 10월 제주 앞바다에서 열린 관함식에는 한국 해군이 욱일기 게양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하자 아예 불참했었다.

중국 관영 매체들은 해상자위대 함정의 방문을 보도하면서도 욱일기 게양에 대해선 거의 언급하지 않았다. 중국 정부와 매체가 도두 침묵하며 욱일기 게양을 용인한 셈이다. 이는 미국과 남중국해 마찰을 빚는 상황에서 일본과는 갈등을 피하고 방위교류 등을 통해 우군을 확보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일본은 지난해 말 ‘방위계획 대강’에서 자위대 최대 호위함 ‘이즈모’를 사실상 항공모함으로 개조해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 F-35B도 탑재하기로 하는 등 군사대국화를 노골화하고 있다. 또 우주와 사이버 전쟁 능력을 통합해 향상시키는 ‘다차원 통합 방위력’을 구축하기로 했다. 일본의 군사력 증강 이유로 ‘중국의 군사력 확대’ 등을 들었다.

일본은 그 사이 미국과도 동맹을 강화하며 양다리 외교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26~27일 미국 워싱턴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는다. 미·일 정상은 함께 골프를 치고 멜라니아 여사의 생일파티에도 참석하는 등 친교를 과시한다. 한 달 뒤인 다음 달 25~28일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일본 국빈방문 일정이 잡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6월 오사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미·일 정상이 3개월 동안 한 달에 한 번꼴로 만나는 셈이다. G20 정상회의에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도 참석할 예정이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플러스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