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줏대감 유희열 “초대하고픈 게스트? 조용필·BTS 죠”



“비즈니스가 중요한 세상이지만, 때로는 잘 안되더라도 필요한 게 있다고 생각합니다. 누군가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숨을 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그게 또 괜찮은 세상이라는 믿음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유희열의 스케치북’(KBS2·이하 ‘스케치북’) 터줏대감 유희열(사진)은 프로그램을 끌어온 원동력을 이렇게 설명했다. 23일 서울 여의도 KBS 사옥에서 열린 10주년 기념 간담회 자리에서 그는 “첫 녹화가 엊그제 같은데, 10년이 됐다니 믿기지 않는다”며 미소 지었다.

스케치북은 2009년 첫 전파를 탔다. 심야시간대 방송으로 시청률은 높지 않았지만, 존재감만큼은 대단했다. 아이돌 음악 위주의 시장에서 950여팀에 이르는 뮤지션들의 노래를 꿋꿋이 무대 위로 옮겼다. 정상급 가수는 물론 볼빨간사춘기, 멜로망스, 잔나비 등 실력파 신예들이 스케치북에서 눈도장을 찍었다.

시청자들에게는 한국 음악의 다채로움을 접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통로였던 셈이다. 아티스트 발굴에는 제작진의 노고가 깔려 있었다. 유희열은 “제작진 모두 레이더를 항상 곤두세우고 있다. 뮤지션들의 무대 영상과 인터뷰 등을 보고 얘기 나눈 뒤, 미팅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 TV 출연에 두려움을 가진 아티스트들이 있어 섭외가 쉽진 않다”고 했다.

스케치북은 ‘노영심의 작은 음악회’(1992)부터 시작된 KBS 심야 음악 토크쇼 명맥을 잇고 있다. 박지영 PD는 “대중과 호흡한다는 본질은 변하지 않았다. 기본 가치에 충실했기 때문에 큰 변화들에도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유희열의 입담도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이다. 그는 이날 초대하고 싶은 게스트를 묻는 말에 “매번 조용필 선생님을 뽑았다. 오늘은 한 팀을 추가하고 싶다. BTS가 빌보드 1등을 하고 있는데, 초대해 구경해보고 싶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26일 방송되는 10주년 방송은 스케치북 본연의 모습을 보여주는 데 집중한다. 김현철, 볼빨간사춘기, 크러쉬, 우주왕복선싸이드미러의 무대 등이 준비돼 있다. 마지막 무대는 유희열이 직접 꾸민다.

강경루 기자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플러스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