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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러 철도 가스관 연결 협의… 북 노동자 외화벌이 묵인 가능성

사진=AP뉴시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5일 첫 정상회담을 통해 경제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남·북·러 사업으로 확대할 수 있는 철도·가스관·전력망 연결 사업이 협의됐고, 러시아 내 북한 노동자 문제도 거론됐다.

푸틴 대통령은 정상회담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남북한연결철도(TKR)와 시베리아횡단철도(TSR) 연결 사업에 대해 논의했고, 북한을 통해 남한으로 향하는 가스관에 대해서도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전력망 연결 사업에 대해서도 대화를 나눴다”고 설명했다.

북한 철도와 러시아 철도를 연결하는 사업은 남북 경협 분야에서도 우선순위에 있는 핵심 사업이다. 푸틴 대통령은 “남북 철도 연결 사업과 관련해 최근 (남북 간) 시도가 이뤄졌는데 러시아로 향하는 이러한 철도 연결이 이뤄지길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TSR은 9288㎞에 이르는 철도로, 경부선과 경의선, TSR을 모두 연결하면 현재 부산에서 유럽까지 선박으로 40여일 걸리는 물류 운송기간을 17일 안팎으로 줄일 수 있다고 한다.

남·북·러 가스관 연결도 3국 간 공통 관심사다. 러시아는 수출선 다변화, 우리나라는 안정적인 에너지원 확보, 북한은 통행세를 거둘 수 있다는 각자의 이해관계가 있다. 북한에 대한 전력공급 사업은 인도적 지원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대북 제재 면제가 상대적으로 용이할 것으로 예측되는 분야다. 현재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도 남측의 전기를 사용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대북 제재로 인해 올해 말까지 북송해야 하는 러시아 내 북한 노동자 문제도 논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인권 문제와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김 위원장과) 대화를 나눴고, 대립적이지 않은 해결방법이 충분히 있을 것으로 본다”며 “북한 근로자들은 러시아에서 아주 성공적으로 일하고 있으며, 준법정신이 투철하고 매우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양측이 논의한 구체적 해법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러시아가 ‘단기 체류증’을 발급하는 형태로 북한 노동자의 외화벌이를 묵인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하지만 정상들 간 경제교류 활성화 의지에도 불구하고 획기적인 경협 확대를 실현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북·러 경협 확대를 위해서는 대북 제재 해제가 선행돼야 하고, 남측의 협력도 절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푸틴 대통령도 이를 의식한듯 “이 사업들은 한국 입장에서도 국익에 부합되는 사업이라 생각하고 있으나, 한국은 미국의 동맹국으로서 여러가지 의무적인 사항이 있기 때문에 활발하게 이룰 수 없는 것 같다”며 “인내를 가지고 조금 참으면서 빠른 시일 내에 이런 것이 이뤄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결국 미국의 태도다. 정부 관계자는 “대북 제재와 관련한 미국 입장이 상당히 강경하다”며 “경협 사업은 아직은 먼 나라 얘기”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도 “제재 해제에 대한 북·미 간 합의가 이뤄지기 전에 북·러가 경협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수 없는 게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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