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이후 사회 개혁뿐 아니라 내부조직 개혁을 통해 전 정권과 차별을 꾀했다. 무소불위 청와대를 탈피하고, 투명하고 열린 운용을 바탕으로 논란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문 대통령은 취임 이후 이정도 기획재정부 행정안전예산심의관을 총무비서관으로 임명했다. 총무비서관은 대통령의 최측근인 문고리 권력이 가는 자리지만, 자신과 별다른 인연이 없는 7급 공채 출신 인사를 파격 선발한 것이다. 문 대통령의 복심인 양정철 민주연구원장까지 추천됐지만 문 대통령은 이 비서관을 선택했다. 이 비서관은 각 비서실이 쓴 예산 영수증을 일일이 직접 챙기는 것으로 악명이 높다. 정무수석실이 주관하는 여론조사 비용까지 제한하는 등 세세한 예산까지 관리하고 있다.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실 특별감찰반은 공직감찰반으로 확대 개편했다. 김태우 전 특감반원의 폭로 사태 진행 과정에서 특감반이 로비 창구로 활용되거나 비상식적 근무 행태를 보인 점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공직감찰반 구성원은 기존 검찰과 경찰 출신에서 감사원과 국세청 소속으로 확대했다. 감찰 개시 전 감찰반장의 승인 절차를 추가해 청부조사 등 비위 행위 소지를 사전 봉쇄토록 했다.
검찰 수사 불개입은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임명 초기부터 밝혔던 원칙이다. 검찰을 지렛대 삼아 국정을 장악했던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폐단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다. 수십년간 관례로 이어졌던 청와대와 검찰 간 수사 조율이 완전히 사라졌는지 외부인이 알기는 어렵다. 다만 조 수석은 “특정 사건과 관련해 검찰에 전화한 적은 한번도 없다”고 강조해 왔다.
청와대 자체 개혁을 가로막는 원인 중 하나는 다름 아닌 만성적인 내부 인사다. 청와대 비서관이 한 명 이상 공석이었던 기간은 7일 기준 문 대통령 재임 728일 가운데 540일(74%)에 달한다. 전병헌 전 정무수석이 뇌물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으면서 시작된 인사난은 결국 어렵게 수혈한 인사들을 중구난방으로 활용한 결정적 계기가 됐다. ‘노무현키즈’인 김영배·민형배·김우영 비서관이 채 1년도 안 돼 보직을 바꾸는 등 원칙없는 인사가 단행됐다. 장하성 전 정책실장을 주중대사로, 탁현민 전 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도 대통령 행사기획 자문위원으로 재활용하는 등 회전문 인사도 이어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능력을 검증받은 인사로 하여금 업무 연속성을 이어가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신규 인력 발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