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중 무역협상에서 추가 관세 폭탄을 꺼내들며 중국을 계속 위협하는 것이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정책을 꼬이게 만드는 부메랑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미 CNBC방송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BC는 싱크탱크인 국가이익센터의 해리 카지아니스 국방연구국장과 전화 인터뷰를 했다. 카지아니스 국장은 “미·중 무역협상의 위기는 북·미 비핵화 협상에 나쁜 징조가 될 수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더 신중해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카지아니스는 “트럼프 행정부는 대북 제재와 관련해 ‘최대 압박’ 정책을 펼치고 있다”면서 “그러나 최대 압박 정책은 중국에 절대적으로 의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 수출품의 90%가 중국으로 향한다”면서 “중국이 북·중 국경을 며칠만 열어도 최대 압박 정책은 끝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에 불만을 품은 중국이 제재 공조를 깨고 대북 지원에 나설 경우 미국의 최대 압박 정책은 실패로 끝날 것이라는 설명이다.
카지아니스는 “중국은 미국을 겨냥한 지렛대로 북·중 관계를 활용할 수 있다”면서 “미·중 무역협상이 결렬될 경우 중국은 미국을 공격하는 무기로 북한을 이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 발사와 관련해선 “북한은 탄도미사일을 지속적으로 생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미국에 ‘봐라. 우리 무기들은 계속 향상되고 있어 합의를 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는 말을 전달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카지아니스는 북한 비핵화 해법으로 ‘단계적 방법론’을 제시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와 제재 해제를 교환하는 ‘빅딜’을 계속 추진한다면 매우 어리석은 일이 될 것”이라며 “나는 빅딜이 실현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단계적으로 비핵화 조치를 취하고 미국이 단계마다 그에 상응하는 선물을 북한에 주는 방식으로 북·미 비핵화 협상이 진행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현 시점에서는 북한이 요구하는 단계적 방법론이 미국의 빅딜론보다 더 현실적이라는 분석이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