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손흥민(27·토트넘 홋스퍼·사진)’이 토트넘에 새로운 역사를 선물할 수 있을까. 아약스와의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1차전 패배를 관중석에서 지켜봤던 손흥민이 9일(한국시간) 새벽 4시 암스테르담 원정을 통해 대역전극에 도전한다.
토트넘이 팀 137년 역사상 첫 챔피언스리그 결승 진출이라는 위업을 달성하기 위해선 반드시 승리를 가져와야 한다. 1차전에서 0대 1로 진 토트넘이 전·후반 90분 안에 승부를 보고 결승에 진출하려면 2골 이상을 넣고 승리하면 된다. 1대 0으로 승리할 경우엔 1·2차전 합계 점수가 같아져 연장전에서 승부를 가려야 한다. 비기거나 패하면 탈락이다.
결국 실점하지 않은 상태에서 가능한 빨리 첫 골을 넣고 균형을 맞추는 것이 관건이다. 토트넘 입장에선 경고 누적으로 1차전에 나서지 못했던 손흥민의 복귀가 무엇보다 반갑다. 손흥민은 토트넘이 챔피언스리그 토너먼트에서 기록한 8골 중 4골을 넣었다. 실제 팀 득점의 대부분을 담당했던 해리 케인(26·부상)과 손흥민이 빠진 1차전에서 토트넘은 공격에서 날카로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아약스(10개)보다 많은 12개의 슈팅을 때렸지만 유효슈팅은 1개에 불과했다. 아약스의 다비드 네레스(20)가 후반 33분 골대를 맞췄던 게 토트넘으로선 다행이었다.
손흥민 개인적으로도 적잖은 의미가 있는 경기다. 지난 4일 본머스와의 프리미어리그 경기에서 뼈아픈 퇴장을 당했던 손흥민은 아약스전이 시즌 마지막 무대가 될 수도 있다. 퇴장으로 12일 에버턴과의 최종전에 나설 수 없게 된 상황에서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오르지 못하면 그대로 시즌이 끝난다. 올 시즌 20골을 기록 중인 상황에서 개인 통산 시즌 최다 골(21골)을 넘어설 수 있는 시험 무대이기도 하다. 결승에 진출할 경우 박지성 이후 챔피언스리그 결승 무대를 밟는 두 번째 한국 선수로도 이름을 올린다.
외신들도 아약스와의 일전을 앞둔 손흥민을 집중 조명하며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BBC는 7일 손흥민의 독일 시절을 포함해 아버지 손웅정씨와의 일화 등을 조명하는 기사를 내보냈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토트넘 감독은 BBC에 “손흥민은 항상 움직이며 공수에서 최고의 포지션을 찾으려 노력하는 선수 중 한 명”이라며 “거의 완벽한 선수로, 그의 플레이에 매우 행복하다”고 말했다. ‘토트넘 전설’ 게리 마버트도 블리처리포트에 “손흥민은 지난 몇 시즌을 통해 가장 영향력 있는 선수가 됐다”고 칭찬했다.
토트넘은 최근 6경기에서 1승 5패를 기록할 정도로 분위기가 많이 가라앉아 있다. 챔피언스리그 티켓 싸움을 마지막까지 벌이지 않고, 아약스전에 집중할 수 있게 된 것이 그나마 다행이다. 반면 아약스는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 홈경기에서 약했던 징크스를 털어버리는 것이 중요하다. 아약스는 리그에선 2017년 11월 이후 홈경기 패배가 없으나 챔피언스리그 16강 및 8강 홈에선 1무 1패를 기록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