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SNS 주도권을 잡은 인스타그램이 온라인 쇼핑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하지만 상품 판매자에게 수수료와 광고료 등은 받으면서도 소비자 보호 책임은 지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혀 논란이 예상된다.
짐 스콰이어스 인스타그램 비즈니스 및 미디어 총괄 부사장은 7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인스타그램이 쇼핑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쇼핑 부문에 더 많이 투자해 제품 정보를 쉽게 공유하고 구매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스콰이어스 부사장은 “쇼핑은 많은 사용자가 예전부터 원했던 기능”이라며 “인플루언서(수십만명의 팔로어를 보유한 유명인)에게 영향을 받는 쇼핑 경험 등을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제프 블라호비치 인스타그램 아태지역 소비자리서치 담당은 인스타그램의 마케팅 효과를 강조했다. 블라호비치 담당은 “젊은 세대만 사용할 것이라는 편견과 달리 모든 연령대가 인스타그램을 이용한다”며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상품은 ‘인기 있고 유익하며 창의적’이라는 후광효과를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사용자들이 인스타그램 쇼핑 기능을 선호한다고 주장했다. 블라호비치 담당은 “사용자 2명 중 1명이 기업 브랜드와 소통하고 있다는 설문 결과가 있다”며 “인스타그램 사용자는 주기적으로 새로운 브랜드 소식을 업데이트받길 원한다”고 강조했다. 인스타그램이 SNS뿐 아니라 쇼핑 플랫폼으로도 인식되고 있다는 뜻이다.
단 인스타그램은 쇼핑 과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문제에 대해선 책임지지 않는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인스타그램의 쇼핑 기능이 광고를 통한 판매 알선에 불과하기 때문에 인스타그램은 상품 판매자가 아니라 중개자라는 것이다. 스콰이어스 부사장은 ‘임블리 이물질 호박즙 판매 논란’처럼 소비자가 인스타그램 판매 제품에 피해를 봤을 때 구제방안이 있느냐는 질문에 “규정을 위반한 계정을 차단하는 것밖에는 인스타그램이 취할 방법은 없다”고 말했다. 판매되는 상품에 대한 객관적인 검증 기능이 없다는 뜻이다.
인스타그램 서버 ‘먹통’ 시 피해를 입은 판매자에 대한 보상 방안이 있느냐는 질문에도 스콰이어스 부사장은 “인프라에 투자해 재발을 막고 있다”며 원론적으로 답했다. 상품 판매자의 납세 문제와 관련해선 “판매자의 몫”이라며 피해갔다.
인스타그램 상업화에 거부감을 느끼는 사용자들이 있다는 지적에 스콰이어스 부사장은 “쇼핑 기능도 인스타그램의 중요한 부분이고 이를 찾는 사람들이 많다”며 “이것이 다른 플랫폼과의 차이점”이라고 설명했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