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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력·디자인, 큰 차에 안밀려”… 소형 SUV 시장이 커진다



“얼마 전에 시내 연수를 받고 이제 생애 첫 차를 사려고 해요. 소형 세단을 사고 싶진 않은데,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라면 괜찮을 것 같아요.”

3년차 직장인 김진아(28)씨는 생애 첫 차 선호도를 이같이 말했다. 이유를 묻자 “차는 한 번 사면 오래 타야 할 것 같은데 소형 세단을 사자니 결혼해 아이가 생기거나 하면 공간 쓰기가 답답할 것 같지만 SUV는 공간이 좀 더 여유롭다” “차체가 낮은 세단보다 SUV가 시야를 확보하기 쉬울 것 같은데 중형이나 대형 SUV는 운전하기가 부담스럽다” 등 일리 있는 설명이 돌아왔다.

김씨의 대답은 자동차업계의 분석과 일치했다. 업계 관계자는 19일 “일부 소형 세단은 단종되는 반면 새로운 소형 SUV들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면서 “경제성과 실용성, 운전 편의성 등 여러 가지를 따진 소비자들이 ‘엔트리카’로 SUV를 선택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소형차가 안 팔리기로 유명하다. 자동차가 과시성 소비재이다보니 중형급 이상이 많이 팔려나갔다. 스테디셀러인 현대자동차 ‘그랜저’와 ‘싼타페’, 기아자동차 ‘카니발’을 보면 그런 경향을 읽을 수 있다.

중형급 이상을 선호하는 경향은 국산차나 수입차나 마찬가지다. 수입차에선 세단에서 ‘크기’ 선호도가 확연히 드러난다. 수입차 1, 2위 브랜드인 메르세데스-벤츠와 BMW에서 가장 많이 팔린 모델은 E클래스와 5시리즈, 모두 중형급이다.

BMW코리아 관계자는 “전세계적인 베스트셀링 모델은 3시리즈지만 한국에서만큼은 5시리즈가 제일 인기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SUV 시장에서는 소형 모델들의 성장세가 눈에 띈다. 지난 2013년 한국GM이 ‘트랙스’를 선보였을 때만 해도 국내엔 소형 SUV 시장이 본격적으로 형성되지 않았다. 그러나 같은 해 르노삼성차 ‘QM3’, 2015년 쌍용차 ‘티볼리’, 2016년 기아차 ‘니로’, 2017년 현대차 ‘코나’와 기아차 ‘스토닉’ 등 매년 소형 SUV 신차가 쏟아졌고, 지난해 판매량은 15만대를 돌파했다. 5년 만에 판매량이 16배나 급증했다.

같은 기간 국내 SUV 전체 판매는 27만대에서 52만대로 2배 수준이 된 것과 비교하면 증가폭이 가파르다.

지난해 전체 SUV 판매 중 소형 SUV 비중은 30%에 달했다. SUV를 구입한 사람 3명 가운데 1명은 소형 모델을 구입했다는 뜻이다.

‘작은 차는 위험하거나 성능이 부실하다’는 고정관념도 깨지고 있다. 업계는 소형 SUV에 최첨단 기술과 스타일리시한 디자인을 입혀 밀레니얼세대에게 어필하고 있다.

올해도 엔트리급 SUV 신차들이 출시를 앞두고 있다.

현대차는 엔트리급 SUV ‘베뉴’를, 기아차는 ‘하이클래스 소형 SUV’ ‘SP2’(프로젝트명)를 출시할 예정이다. 수입차에선 폭스바겐코리아가 하반기 소형 SUV ‘티록(T-ROC)’을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렉서스는 최근 소형 SUV ‘UX’를 출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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