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옥스퍼드대의 역사학자 피터 프랭코판이 2015년 출간한 베스트셀러 ‘실크로드: 세계의 새로운 역사’에 이어 ‘신 실크로드: 세계의 현재와 미래’를 펴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체제에서 야심차게 추진 중인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와 연관돼 중국에서 크게 주목받고 있다.
전작 ‘실크로드’가 수천년에 걸친 실크로드의 서사적인 역사라면 ‘신 실크로드’는 지난해 9월의 중국-아프리카 협력포럼과 미·중 무역전쟁 등 최근 사건까지 다루는 저널리즘적인 책이다.
프랭코판은 “일대일로를 설명하고, 인도 파키스탄 이란 러시아 같은 나라들을 들여다보고 싶었다”며 “이들은 인구와 군사면에서 꽤 큰 2군 국가들이고, 아직 초강대국은 아니지만 그렇게 될 수도 있다”고 썼다. 그는 일대일로 프로젝트가 ‘빚더미’ 논란에도 불구하고 주변국들의 GDP와 생산성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캄보디아 훈센 총리는 “다른 나라들은 아이디어는 많지만 돈이 없다. 중국은 아이디어와 돈과 함께 온다”고 했다.
저자는 신 실크로드 국가들이 더 이상 뒤떨어진 나라가 아니라고 보고 있다. 유럽인들은 스스로 10년 안에 부자가 될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지만 실크로드 주변국들은 “오늘보다 내일이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다. “중국은 세계가 변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준비하고 있다.” 실크로드 예찬론자인 그의 생각이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