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18 대표팀 ‘철없는 세리머니’ 국제 망신

한국 18세 이하(U-18) 축구 대표팀의 한 선수가 지난 29일 중국 쓰촨성 청두에서 막을 내린 2019 판다컵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우승 트로피에 발을 올리는 포즈를 취하고 있다. 웨이보 캡처


손흥민(27), 이강인(18)이 국제대회에서의 뛰어난 활약과 매너로 한국인의 자긍심을 높인 가운데 이를 보고 배워야 할 동생들은 정작 대형사고를 쳤다. 한국 18세 이하(U-18) 축구 대표팀 선수들이 중국에서 열린 친선대회에서 우승 후 트로피에 발을 올리는 등 몰상식한 행동으로 국가망신을 자초한 것. 대한축구협회가 중국 측에 사과했지만 주최측은 우승컵을 회수하는 등 중국 내 반한 여론이 고조되고 있다.

U-18 대표팀은 29일 중국 쓰촨성 청두에서 열린 2019 판다컵 대회에서 우승했다. 한국과 중국, 태국, 뉴질랜드 4개국이 참가한 이 대회에서 한국은 3전 전승으로 정상에 올랐다.

그러나 대회 시상식에서 문제가 터졌다. 어떤 선수는 우승컵에 발을 올리고, 일부는 그 안에 소변을 보는 시늉을 했다. 이런 행동이 중국 SNS(웨이보)를 통해 전파되면서 중국 네티즌들의 거센 반발을 샀다.

중국축구협회는 30일 성명에서 “한국이 모욕적인 행동을 했다. 부정적인 행동을 인식하고 공개적으로 사과하길 바란다”며 “한국은 비윤리적 행위에 대해 추가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대회 조직위원회는 한국이 스포츠맨 정신과 최소한의 존경심을 잃었다며 우승컵을 회수한다고 밝혔다.

논란이 커지자 김정수 대표팀 감독 이하 선수단은 이날 숙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사과했다. 김 감독은 “불미스런 행동으로 물의를 빚어 죄송하다. 감정이 상한 중국 국민들께도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축구협회는 사건 발생 직후 중국축구협회와 청두축구협회에 공문을 보내 사과했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어린 선수들이 우승 세리머니를 하는 과정에서 생각이 짧았다. 협회 차원에서 재발 방지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U-18 대표팀은 31일 귀국한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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