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에 대한 미국민들의 불신은 역사가 깊다. “나는 신문 없는 정부보다 정부 없는 신문을 택하겠다”는 명언을 남기며 언론을 옹호했던 미국 제3대 대통령 토머스 제퍼슨조차 이런 편지를 남겼다. “신문에 실린 것들은 아무것도 믿을 수 없다. 진실 그 자체도 신문이라는 오염된 매체에 실리는 순간 수상해 보인다.” 이 편지가 그의 대통령 재임 기간(1801~1809) 쓰인 것을 감안하면 미국의 언론 불신은 적어도 210년이 넘은 셈이다.
마크 레빈이 쓴 ‘Unfreedom of the press(언론의 부자유)’가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변호사이며 작가인 레빈은 레빈은 이 책에서 정부의 억압 때문이 아니라 공정성과 객관성을 스스로 상실했기 때문에 미국 언론이 위기를 맞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미국 언론이 정치적 편견으로 기사를 작성하고 불리한 팩트를 감추면서 거짓을 진실처럼 보도한다고 주장했다.
레빈의 책은 언론에 대한 찬반 논쟁이 위험 수위에 도달했음을 보여주는 증거다. 워싱턴포스트는 서평에서 언론인들이 객관성을 유지한다면 레빈의 편향적인 공격을 피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가짜 뉴스’라는 공격을 받는 미국 언론뿐 아니라 ‘기레기’ 논쟁이 뜨거운 한국 언론도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할 조언처럼 들린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