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춤했던 ‘코리안 좀비’가 다시 일어서는 데 필요한 시간은 단 58초였다. UFC 페더급 랭킹 12위 정찬성(32)이 7개월 만의 옥타곤 복귀전에서 1회 화끈한 승리를 거두며 재기에 성공했다.
정찬성은 23일(한국시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그린빌 본 웰니스 아레나에서 열린 UFC 파이트 나이트 154 메인이벤트 페더급 경기에서 헤나토 모이카노(5위·브라질)를 상대로 1라운드 58초 만에 TKO 승리를 따냈다. 지난해 11월 야이르 로드리게스(멕시코)에게 종료 1초를 남기고 뼈아픈 역전 KO 패를 당했던 정찬성은 이번 승리로 당시의 충격을 털어냈다. 2017년 2월 데니스 버뮤데즈(미국)전 이후 2년 4개월 만의 승리이기도 하다. 정찬성의 종합격투기(MMA) 통산 전적은 15승 5패(UFC 5승 2패)가 됐다.
정찬성은 경기 후 “계속 연습했던 펀치가 나왔다. 그 펀치가 언제 나오느냐는 시간 문제였다”며 “다시 챔피언에 도전할 수 있는 자격이 돼서 너무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정찬성 특유의 화끈함이 돋보였다. 경기 시작 후 근접 탐색전이 끝날 무렵, 모이카노가 먼저 왼손 잽을 뻗었다. 이를 잽싸게 피한 정찬성은 오른손 카운터 펀치로 모이카노의 턱을 가격했다. 이어진 정찬성의 연타에 모이카노는 쓰러졌고, 파운딩 펀치가 계속되자 심판은 경기를 중단시켰다.
UFC는 공식 홈페이지 메인에 “코리안 좀비가 돌아왔다”고 전하며 정찬성의 승리를 알렸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은 “좀비가 깨어났다. 충격적인 1라운드 피니시였다”고 보도했다.
이날 승리로 정찬성의 페더급 랭킹은 수직상승할 전망이다. 다음 상대는 페더급 랭킹 5위 안팎의 톱랭커일 것으로 예상된다. 정찬성은 “챔피언 도전은 내 인생의 목표니까 당연히 중요하다”면서 “다음 상대가 누가 되든 상관없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정찬성은 다음 경기에서도 승리를 따내면 타이틀 매치 출전이 유력해진다. 그는 2013년 2월 조제 알도(브라질)를 상대로 한국인 최초의 타이틀전을 펼친 바 있다. UFC 현 페더급 챔피언은 맥스 할러웨이(미국)다.
정찬성은 타이틀 도전의 향방이 걸린 다음 경기가 한국에서 열리기를 바라고 있다. 정찬성은 경기 후 인스타그램에 “그가 100% 한국에서 대회를 열 것이라고 약속했다”며 화이트 대표와의 영상통화 사진을 공개했다. UFC 한국 대회는 2015년 11월 서울에서 한 차례 열렸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