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출봉에 해 뜨거든 날 불러주오/ 월출봉에 달 뜨거든 날 불러주오/ 기다려도 기다려도 님 오지 않고/ 빨래 소리 물레 소리에 귀를 기울이네.”
헝가리 출신의 세계적 지휘자 이반 피셰르(68)가 24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헝가리 유람선 침몰 사고로 희생된 한국인들을 애도하기 위해 고른 곡은 한국 가곡 ‘기다리는 마음’이었다.
부다페스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BFO) 단원들이 이 노래를 부르는 순간 장내는 숙연해졌다. 피셰르의 지휘로 위로의 마음을 모아 BFO가 들려주는 추모곡은 경건했다. 이 곡은 피셰르가 직접 고심해 고른 것으로 전해졌다.
피셰르는 공연 시작 전 “저희는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왔습니다. 최근 참담한 사고가 있었던 곳입니다. 이 사고로 인해 많은 한국인이 희생됐습니다”며 “우리는 유족들에게 거대한 슬픔을 안긴 이 사고에 대해 아주 큰 슬픔을 느낍니다. 헝가리 국민과 부다페스트 시민들, 단원들과 저는 온 마음을 다해 유족의 슬픔과 고통에 공감합니다”고 말했다.
야노시 아데르 헝가리 대통령도 공연 프로그램북의 글을 통해 애도를 표했다. 피셰르와 BFO는 이날 베토벤 피아노 교향곡 7번 등을 연주했고 피아니스트 조성진과는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4번을 협연했다. 피셰르와 BFO, 조성진은 25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 이어 26일 부산문화회관, 27일 대구콘서트하우스, 28일 대전예술의전당 무대에도 오른다. BFO는 연주마다 ‘기다리는 마음’을 부를 예정이다.
강주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