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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5년 된 우체국, 내달 9일 첫 총파업하나

전국우정노조가 25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노총 대회의실에서 다음 달 9일 총파업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우편 대란’이 눈앞에 다가왔다. 집배원 노조인 우정노조는 사상 최초로 총파업을 가결했다. 노조는 “사측이 계약직 집배원 1000명을 채용하지 않으면 다음 달 9일부터 총파업에 나서겠다”며 배수진을 쳤다.

우정노조는 25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노총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지난 24일 집배원 2만8802명 중 2만7184명이 투표에 참여한 결과 92.87%의 압도적인 찬성률로 총파업이 가결됐다”고 발표했다. 집배원 총파업은 135년 우정사업 사상 처음이다. 일반 공무원노조는 파업권이 없지만 우정노조는 노무직으로 분류돼 파업을 할 수 있다.

노조는 상시계약직 집배원 1000명 증원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해 사측이 집배원 증원을 합의했지만 이를 이행하지 않는다는 게 노조 주장이다. 이동호 우정노조 위원장은 “지난해 말 인력 증원 예산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자 회사 측은 ‘만성 적자’를 이유로 노사 합의를 무시하고 있다”며 “올 들어 과로사로 사망한 집배원만 9명”이라고 말했다.

파업이 현실화되면 전국적으로 대규모의 우편 대란이 우려된다. 집배원들은 필수업무유지 규정상 현장 직원은 25%, 우편집중국 직원은 65%가 파업에 참여할 수 있다. 이 위원장은 “전국 집배원 총 2만7595명 중 1만3072명이 파업에 참여 예정”이라며 “우편집중국에서 소포·우편 분류 작업을 멈추면 현장 업무 대부분이 차질을 빚는다”고 말했다.

우정사업본부는 다음 달 9일 이전까지 노조와 대화를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26일이었던 쟁의조정기간이 다음 달 1일로 연장됐지만 사측이 제시한 인력 증원안은 노조 요구 사항과 거리가 멀어 합의가 쉽지 않다. 우정사업본부 관계자는 “합의안 도출이 지체돼도 우정 서비스에 차질이 없도록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김철홍 인천대 노동과학연구소장은 “우체국은 수익금 관리나 인력 등에서 정부의 제약을 받으면서도 별도의 재정 지원 없이 자체적으로 수익을 창출해야 하는 ‘독립채산제’”라며 “정부가 관련법을 개정해 지원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안규영 오주환 기자 ky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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