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서울 주요 도로 정밀지도 연내 제작”

석상옥(왼쪽) 네이버랩스 대표와 백종윤 네이버랩스 리더가 25일 서울 용산구 서울드래곤시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자율주행 관련 기술들을 소개하고 있다. 네이버 제공


국내 정보통신기술(ICT) 업계가 자율주행 기술 보강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구글·아마존 등 글로벌 주요 자율주행 업체들이 진입하기 전 국내 시장을 선점한다는 방침이다.

네이버랩스는 연내 서울 주요 도로 2000㎞ 구간의 3차원 고정밀지도(HD맵)를 제작한다고 25일 밝혔다. 서울시내 4차로 이상 도로 중 마곡·상암·여의도·강남 지역의 도로를 올해 7~8월 우선 구축하고, 이후 남은 4차로 이상 도로의 HD맵을 구축할 계획이다. 다만 완성된 HD맵이 언제 어떤 형태로 상용화될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국내에서는 현재 네이버랩스 외에도 정부와 현대차가 대규모 HD맵 제작을 추진하고 있다.

HD맵은 사람이 아닌 기계를 위한 지도다. 자율주행차나 로봇, 스마트폰 등이 HD맵을 보고 3차원 공간을 인식한다. 위성항법장치(GPS) 정보, 카메라·라이다 등 센서 정보와 함께 기기가 지금 어디에 있고, 어디로 움직여야 할지를 결정하는 기준 역할을 한다. 아울러 신호등과 가드레일, 건물 등 이동에 필요한 모든 데이터가 담겨 있어 자율주행차의 핵심 인프라 중 하나로 꼽힌다.

네이버랩스의 HD맵은 ‘가성비’가 특징이다. 각종 센서가 부착된 차량이 돌아다니며 수집한 공간 데이터와 항공사진 데이터를 결합해 HD맵을 추출한다. 네이버랩스는 데이터 가공·보정 기술에 경쟁력이 있어 고가의 측정 장비가 필요 없다. 아직까지 국내 자율주행 업계는 수년 전부터 자율주행 사업 성과를 낸 구글 등 글로벌 업체들에 비하면 후발주자로 평가된다.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의 자율주행부문 자회사인 웨이모는 지난해 말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세계 최초로 상용 자율주행차 서비스를 시작했다. 중국 바이두는 완전 자율주행(4단계) 버스를 운행하고 있다.

국내 업계는 일단 ‘지도 선점’으로 맞대응하고 있다. 석상옥 네이버랩스 대표는 “로봇과 자율주행 플랫폼의 확장을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하는 게 지도 구축”이라며 “배달·판매·길안내 등 일상의 서비스들이 다 이 같은 공간 데이터 위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업체 간 합종연횡도 활발하다. 앞서 네이버는 LG전자와 실내 HD맵 구축 기술이 적용된 길안내 서비스 로봇 등을 개발하기로 협의했다. LG전자는 SK텔레콤과 손잡고 길안내 로봇 등에 5G(5세대 통신)를 접목시키기로 했다.

이밖에도 지난 4월 정부와 완성차·이동통신사·인터넷 업체들로 구성된 ‘HD맵 구축 민관협의체’가 꾸려졌다. 현대자동차와 LG전자, SK텔레콤, KT 현대엠엔소프트, 카카오 등이 참여해 전국 모든 도로 약 11만㎞의 HD맵을 구축하는 게 목표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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