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은 요즘 변곡점에 서 있다. 시시각각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면서 기존 사업으로는 미래를 담보할 수 없을 정도로 시대가 급변하고 있다. 글로벌 경영 환경은 미·중 무역전쟁 등으로 한 치 앞을 볼 수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위기는 기회라는 말처럼 이럴 때일수록 미래에 대한 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특히 4차산업혁명으로 대표되는 미래 먹거리 산업에서 우리나라 기업들의 움직임은 특히 더 분주하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뿐만 아니라 시스템 반도체에서도 1위를 달성하기 위해 ‘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했다. SK하이닉스는 경기도 용인시에 반도체 클러스터를 구성해 후발주자와 격차를 벌린다는 계획이다. 중국의 ‘반도체 굴기’ 시도가 미국의 제재 국면으로 사실상 무산된 상황이라 우리나라 업체들에는 유리한 환경이 조성됐다. 과감한 투자와 기술 개발을 통해 후발주자들과 초격차를 유지해야 하는 게 과제로 주어졌다.
인공지능(AI)도 빼놓을 수 없는 분야다. 주요 가전 업체, 이동통신사, 인터넷 기업 등 업종을 망라하고 AI를 활용한 미래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이미 스마트폰에는 ‘빅스비’, ‘시리’, ‘구글 어시스턴트’ 등 AI 비서 서비스가 탑재됐고, TV, 냉장고, 세탁기 등 가전제품에도 AI 서비스가 들어가고 있다. IPTV 셋톱박스에도 AI가 적용되면서 리모컨 없이 음성으로 채널을 돌리는 시대가 됐다.
세계 최초로 5G 서비스를 상용화한 우리나라는 5G, AI 등을 결합한 미래형 서비스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은 5G와 결합해 이전과 다른 차원의 콘텐츠를 만들어낼 것으로 전망된다. 5G 통신망 구축이 본격화하면 자율주행차, 스마트 팩토리 등 B2B 영역에서 새로운 산업이 본격적으로 출현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래 먹거리를 준비한다고 현재 주력 사업을 신경 쓰지 않을 수는 없다. 새로운 사업은 기존 사업의 안정적인 토대를 바탕으로 확대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최근 우리나라 기업들은 해외 기업 인수합병(M&A)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국내 1위를 넘어 글로벌 1위를 해야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절박함 때문이다. 그만큼 우리나라 기업들이 성장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특히 한류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면서 자동차, 철강, 화학 등 주력 수출 산업뿐만 아니라 식품, 화장품 등 소비재 분야에서도 한국 기업의 입지가 높아지고 있다.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도 넓은 범위에서 미래를 준비하는 경영활동으로 볼 수 있다. 사회 구성원으로서 기업이 지속 가능하게 유지되기 위해서는 사회가 전반적으로 안정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기업의 최근 사회공헌 활동은 일회성 지원을 넘어 청소년 교육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교육 기회를 받기 어려운 이웃에게 배움의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자립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준다는 것이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