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정 일본팬 북새통 속, 박유천 “정직하게 살겠다” 눈물

마약 투약 혐의로 구속 기소된 가수 겸 배우 박유천(33)씨가 2일 구치소에서 풀려났다. 수원지법 형사4단독 김두홍 판사는 이날 박씨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황토색 수의를 벗고 검은색 정장 차림으로 나타난 박씨는 자신을 찾아온 팬들 앞에서 “정직하게 살겠다”며 울먹였다. 연합뉴스


마약 투약 혐의로 구속 기소된 가수 겸 배우 박유천(33)씨의 1심 선고가 진행된 수원지법에는 우리 팬뿐 아니라 일본에서 원정온 일본인 팬들로 북새통이었다. 팬들은 법정에 들어가 재판을 참관하기 위해 아침 일찍부터 길게 줄을 섰다. 재판이 시작되자 앉을 자리가 없어 많은 방청객들이 서 있거나 바닥에 주저앉아 지켜봤다. 선고가 내려질 때 일부 팬은 울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수원지법 형사4단독 김두홍 판사는 2일 박씨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보호관찰 및 치료 명령과 함께 140만원 추징을 명령했다.

김 판사는 “피고인이 범죄사실을 자백하고 있고, 다리털에서 필로폰 성분이 검출되는 등 마약 감정서 증거에 미뤄볼 때 유죄가 인정된다”며 “마약류 범죄는 중독성이 있고 개인적·사회적 폐해가 심각해 엄히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판결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피고인이 구속된 이후 범행을 인정하며 잘못을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면서 “초범인 점과 2개월 넘게 구속돼 반성의 기회를 가진 점 등을 고려해 현 단계에서는 재사회화 기회를 부여하는 게 형벌의 목적에 부합한다고 판단된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황토색 수의에 두 손을 모은 채 고개를 숙이고 재판부의 판결을 듣던 박씨는 집행유예가 선고되고 나서도 얼굴을 들지 못했다. 지난 4월 말 이후 두 달 넘게 구속 상태로 수사와 재판을 받아온 박씨는 이날 석방됐다.

검찰은 항소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라며 다소 유보적인 입장이다. 박씨는 지난 2∼3월 옛 연인인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 황하나(31)씨와 함께 3차례에 걸쳐 필로폰 1.5g을 구매해 6차례 투약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지난해 9∼10월 소지하고 있던 필로폰을 황씨와 같이 투약한 혐의도 받는다.

박씨와 별도로 기소된 황씨에 대한 재판은 오는 10일로 예정돼 있다.

수원구치소에서 풀려난 박씨는 몰려든 취재진의 질문에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 드려서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면서 “앞으로 사회에 많이 봉사하면서 열심히 정직하게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또 “팬분들께 미안하고 정말 죄송하다”며 눈물을 보였다. 다소 수척한 얼굴에 넥타이를 매지 않은 정장 차림인 그는 항소계획을 묻자 “정직하게 살겠다”고만 답했다. 이어 곧바로 차를 타고 구치소를 빠져나갔다. 한국과 일본 팬들은 구치소 앞으로도 몰려와 박씨를 응원하는 문구가 새겨진 티셔츠를 입은 채 ‘박유천’을 외치기도 했다.

수원=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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