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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적대 종식”… 사실상 종전선언 평가

사진=뉴시스


문재인(사진) 대통령은 6·30 판문점 북·미 정상회담과 남·북·미 3자 정상회동을 두고 “행동으로 적대관계 종식과 새로운 평화시대의 본격적인 시작을 선언했다”고 천명했다. 북·미 비핵화 협상이라는 난제가 남아 있지만 역사적인 정상외교를 통해 일단 사실상의 종전선언이 이뤄졌다는 평가를 내린 것이다.

판문점 부속 군사분야 합의서를 통해 남북 간 종전선언을 한 데 이어 사실상 북·미 간 종전선언이 이뤄짐으로써 정권 초에 계획했던 종전선언→비핵화 협상 타결→평화협정 체결이라는 비핵화 로드맵을 재추진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2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지난 일요일 전 세계인은 판문점에서 일어나는 역사적 장면을 지켜봤다”며 “정전협정 66년 만에 당사국인 북·미 정상이 군사분계선에서 두 손을 마주 잡았고, 미국의 정상이 특별한 경호조치 없이 북한 정상의 안내로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한 땅을 밟았다”고 말했다. 이어 “같은 시간 같은 곳에서 남·북·미 정상의 3자 회동도 이뤄졌다”며 “이로써 남북에 이어 북·미 간에도 문서상의 서명은 아니지만 사실상의 행동으로 적대관계 종식과 새로운 평화시대의 본격적인 시작을 선언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집권 이후 남·북·미 3자 종전선언을 최우선으로 추진해 왔다. 하지만 미국 내 매파의 반대로 무산 위기에 처하자 남북, 북·미 별도 종전선언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그리고 지난해 9월 평양 방문 당시 판문점선언 부속서인 남북 군사분야 합의서를 체결했다. 문 대통령은 이를 “사실상의 종전선언”이라고 평가하고, 남북 간 적대관계가 종식됐다고 선언한 바 있다.

이날 국무회의 발언은 북·미 역시 판문점 회담을 통해 사실상 종전선언을 체결했다는 인식을 내비친 것이다. 종전선언을 통해 적대관계를 종식하겠다는 오랜 구상이 마침내 개시됐다는 선언인 셈이다. 문 대통령은 “앞으로 이어질 북·미 대화에 있어 늘 그 의미를 되새기면서 대화의 토대로 삼아나간다면 반드시 훌륭한 결실이 맺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사상 최초로 한·미 정상이 비무장지대(DMZ)를 함께 방문한 사실도 상기시켰다. 문 대통령은 “저는 트럼프 대통령과 군사분계선(MDL)에서 불과 25m 거리에 있는 최전방 GP(경계초소)를 방문했다”며 “양국 대통령이 군복이나 방탄복이 아닌 양복과 넥타이 차림으로 최전방 GP를 방문한 것 역시 최초”라고 평가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에게 MDL로부터 40㎞ 거리에 국민 절반이 거주하고 있다는 점, 서울에만 10만명 이상의 미국인이 거주하고 있다는 점, 개성공단의 긍정적 효과 등을 설명했다고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판문점 3자 정상회동을 성사시킨 배경으로 외교적 상상력을 꼽으며 정치·정책적 상상력도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판문점 회동은 트럼프 대통령의 파격적 제안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과감한 호응으로 이뤄졌다”며 “놀라운 상상력의 산물”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과거의 정치 문법과 정책을 과감히 뛰어넘는 풍부한 상상력의 정치와 정책을 기대해본다”고 말했다.

한편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라디오에 출연해 “북·미 협상이 잘되면 9월쯤에는 김 위원장이 유엔총회장에서 연설을 하고, 나중에는 중국까지 합쳐 4개국 정상이 평화협정을 체결하는 일도 이뤄지리라 예상된다”고 말했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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