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때 일본군 격파한 독립군 영화 ‘봉오동 전투’

영화 ‘봉오동 전투’의 배우 유해진과 원신연 감독, 배우 류준열, 조우진이 3일 서울 강남구 CGV압구정에서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파이팅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제강점기였던 1920년 6월, 독립군은 중국 지린성 봉오동에서 일본 정규군을 대파했다. 일본을 상대로 거둔 첫 승리였다. 다음 달 개봉하는 영화 ‘봉오동 전투’는 그 감격적인 승리의 순간을 스크린에 되살려낸다.

연출을 맡은 원신연(50) 감독은 3일 서울 강남구 CGV압구정에서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봉오동 전투는 한 사람의 영웅이 아닌 평범한 농민이 일군 승리의 전투였다. 굴욕의 역사가 아닌 저항의 역사이자 승리의 역사”라며 “우리 영화를 통해 시대 영화의 패러다임이 바뀌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세븐 데이즈’(2007) ‘살인자의 기억법’(2017) 등을 연출한 원 감독에게는 첫 사극 연출작이다. 고증에 특히 힘을 쏟았다. 로케이션에만 15개월 이상이 걸렸고, 실제 3만3057㎡(1만평)의 땅에 4개월간 옥수수 농사를 짓기도 했다. 그는 “독립신문 등 사료들을 통해 집요하게 접근했다”고 설명했다.

충무로를 주름잡는 배우들이 한뜻으로 뭉쳤다. 극 중 유해진(49)은 민첩한 몸놀림과 대범함으로 거침없이 일본군의 목을 베는 독립군 황해철을, 류준열(33)은 황해철이 친동생처럼 아끼는 독립군 분대장 이장하를, 조우진(40)은 황해철의 오른팔인 마적 출신의 저격수 마병구를 각각 연기했다.

유해진은 “기교보다는 진정성이 있는, 바위 같은 영화라서 좋았다. 게다가 통쾌함까지 묻어 있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류준열 역시 “가볍지 않은 마음으로 임했다. 자료도 많이 찾아봤다. 한국이 아닌 곳에서 독립을 위해 싸우는 심정이 어땠을지 생각해봤다”고 전했다.

지나치게 애국심을 강요하는 ‘국뽕’ 연출을 우려하는 일부 시선도 존재한다. 원 감독은 “그렇다고 그 시대를 다룬 영화를 만들지 않을 수는 없었다”면서 “진정성과 균형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분들이 왜 그토록 나라를 되찾고자 했을지, 의미를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에 봉오동 전투에 대해서는 딱 7줄 나오더라. 굉장히 부끄러웠다. 이들이 꼭 기억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영화를 만들었다. 진심이 통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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