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의 ‘350승 탑’, 당분간 넘볼 자 없다

로저 페더러가 6일 밤(한국시간) 영국 런던 윔블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2019 윔블던 테니스대회 남자 단식 3회전에서 뤼카 푸유(28위·프랑스)를 3대 0(7-5 6-2 7-6<7-4>)으로 제압한 뒤 주먹을 불끈 쥔 채 승리를 자축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황제’ 로저 페더러(3위·스위스)가 메이저 테니스대회 350승을 달성했다.

페더러는 6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윔블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2019 윔블던 테니스대회 남자 단식 3회전에서 뤼카 푸유(28위·프랑스)를 3대 0(7-5 6-2 7-6<7-4>)으로 제압했다. 이 승리로 메이저 통산 350번째 승리를 수확했다.

페더러는 이미 메이저 최다승 기록 보유자다. 메이저 최다승 부문에서 페더러를 뒤쫓는 2위 노바크 조코비치(1위 세르비아)는 272승을 작성하고 있다. 페더러와 78승 차이. 페더러가 곧바로 은퇴하고 조코비치가 승승장구하지 않는 한 메이저 최다승 기록은 당분간 깨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페더러의 메이저 350승 달성은 그 무대가 윔블던이어서 더 큰 의미를 갖는다. 페더러는 유독 윔블던에서 강했다. 22세였던 2003년 윔블던에서 생애 처음으로 메이저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이후 2017년까지 윔블던을 8차례 정복해 최다 우승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페더러는 이번 대회에서 2년 만이자 개인 통산 9번째 우승을 노리고 있다.

페더러는 2014년부터 6년 연속으로 윔블던 16강에 진출했다. 프로 데뷔 2년차였던 1999년 처음으로 윔블던에 출전했던 그는 개인 통산 17번째로 이 대회 16강에 올랐다. 지미 코너스(미국·은퇴)가 갖고 있던 윔블던 남자단식 최다 16강 진출 기록(16회)을 넘어서 최다 타이틀 보유자가 됐다.

페더러는 2009년 프랑스오픈을 처음으로 정복해 커리어 그랜드 슬램(4대 메이저대회 우승)을 달성했고, 그 사이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어 ‘골든 커리어 그랜드 슬램’ 타이틀까지 거머쥐었다. 모두 윔블던의 대기록 위에 쌓은 업적들이다.

페더러는 지난 3일 윔블던 1회전을 끝내고 ‘지금까지의 업적을 쌓기 위해 무엇을 희생했는가’라는 질문을 받고 “16세에 학교를 다니지 못하고 투어 생활을 시작했다. 어린 시절을 희생했다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시간을 되돌려도 테니스를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페더러는 16강에서 마테오 베레티니(20위·이탈리아)와 대결한다. 대진표상 4강에서 10여년 이상 맞수로 지낸 라파엘 나달(2위·스페인)과 ‘클래식 매치’를 벌일 수 있다. 윔블던의 강자인 페더러지만 나달과의 상대 전적은 15승24패로 열세다.

나달은 같은 날 조 윌프리드 총가(72위·프랑스)를 3대 0(6-2 6-3 6-2)으로 잡고 16강에 합류했다. 나달은 주앙 소자(69위·포르투갈)와 8강 진출권을 놓고 대결한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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