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남해군이 가천마을 ‘다랑논’을 살리기 위해 장기 정비계획을 세우는 등 안간힘을 쏟고 있다. 남해안을 따라 깎아지른 절벽 위에 층을 지어 늘어선 ‘다랑논’은 고령화 영향과 건물 신축으로 인한 경작지 감소로 명승지의 가치를 잃어가고 있다.
남해군은 남면 가천마을의 ‘다랑논’ 10년 종합정비계획 용역에 착수한다고 8일 밝혔다. ‘다랑논’은 산간지역 산비탈을 층층이 깎아 만든 좁고 작은 논이다. 가천마을은 2002년 농촌 전통 테마마을 사업을 추진하며 관광명소로 주목받았으며, 2005년 경관적·예술적 가치를 인정받아 국가명승 15호로 지정됐다.
그러나 2010년 명승 주변에 건물이 들어서면서 경작지가 급격히 줄어 아름다웠던 옛 논의 풍경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22만7000여㎡에 달하는 ‘다랑논’ 중 경작지가 10%를 훨씬 밑돌면서 바닷가 쪽이나 마을 길 위에 있는 ‘다랑논’은 거의 방치되다시피 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같은 현실에 명승지인 ‘다랑논’ 경관을 보려고 찾았던 관광객도 발길을 돌리면서 관광수입도 줄어 관광 수입에 의존하던 일부 마을도 위기에 봉착했다.
남해군은 지역 대표 관광자원인 다랑논을 유지하기 위해 올해부터 2029년까지 보존과 복원, 활용방안을 구체화하는 ‘남해 가천마을 다랑논 종합정비계획’ 수립과 다랑논 종합정비계획 수립 용역을 진행하기로 했다. 연말까지 문화재청과 협의하고 정비계획안을 마련해 내년 상반기 중 정비계획을 공표하고 본격적인 정비사업을 벌이기로 했다. 남해군 관계자는 “인간의 삶과 자연이 조화를 이뤄 형성된 다랑논이 옛 경관을 회복할 수 있도록 지역 주민과 함께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창원=이영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