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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K “한국 개선 없으면 공작기계·탄소섬유로 수출규제 확대”



일본 정부가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품목을 반도체 핵심 소재부품에 이어 공작기계와 탄소섬유 등으로 확대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일본 내에선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 조치가 타당하다고 생각하는 여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 오는 21일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한국 때리기에 나선 아베 신조 총리의 전략이 통하는 모양새다.

NHK는 8일 “일본 정부는 이번 조치를 계기로 한국에 원자재의 적절한 관리를 촉구할 계획”이라면서 “개선을 위한 움직임이 없으면 한국을 수출 우대 국가(일명 화이트 국가)에서 제외하고 규제강화 대상을 다른 품목으로 확대하지 않을 수 없다”고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지난 4일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제조 공정에 사용되는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등 3개 품목에 대한 수출을 규제하고 나섰다. 한국 대법원의 강제 징용 피해자 손해배상 판결에 대한 보복조치라는 비판이 일자 일본 정부는 한국의 대북 제재 위반 의혹을 잇따라 흘리면서도 ‘부적절한 사안’이라고만 언급할 뿐 정확한 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제재 주무부서인 경제산업성에 북한 관련설의 근거를 묻자 “비밀 준수 의무가 있다”고만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는 이날도 관방부 브리핑을 통해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 이유로 ‘부적절한 사안’이 있었다며 쟁점화를 시도했다. 니시무라 야스토시 관방부 부(副)장관은 “이번 결정의 배경에 부적절한 사안이 있었다는 것은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전날 아베 총리도 방송에 출연해 수출 규제 이유로 “(한국에) 부적절한 사안이 있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부적절한 사안을 구체적으로 말하지 않으면서도 일본 업체가 한국으로 수출하는 규제 대상 품목이 북한으로 흘러 들어갔을 가능성을 시사한 게 아니냐는 추론을 유도했다.

한국 측이 문제가 될 일본산 수입품 관리는 없었다고 반박했음에도 일본은 거듭 ‘부적절한 사안’을 언급하면서 한·일 무역당국 간 의사소통이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한 차례도 없었다는 점을 배경으로 거론했다. 니시무라 부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한국과 수출관리를 둘러싸고 최소한 3년 이상 충분한 의사소통이나 의견교환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 배경에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번 조치에 대한 책임을 한국에 돌리려는 의도다.

문제는 아베 내각의 보복조치가 일본 내에서 과반 이상의 지지를 받고 있다는 점이다. 일본 TBS 방송은 계열사인 JNN이 6~7일 19세 이상 성인 231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타당하다”고 답한 사람이 58%에 달했다고 전했다. “타당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한 사람은 24%에 그쳤다. 이 결과는 아베 내각에 대한 지지도와 거의 일치한다. 여론조사 결과 아베 내각 지지율은 지난달보다 0.4% 포인트 낮아진 58.7%를 기록했다. 아베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률은 지난달과 변동 없이 36.9%를 기록했다.

일본 언론은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 조치 이후 한국의 일본 제품 불매운동을 소개했다. 후지뉴스네트워크(FNN)는 “개인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참가를 호소한다는 점이 불매운동의 특징”이라고 보도했다. 아사히신문은 “현 시점에선 불매운동의 영향이 한정적이지만 일본 기업의 불안 심리도 엿보인다”면서 “장기화될 경우엔 일본 기업도 피해를 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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