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LA 다저스 선발 클레이튼 커쇼가 올 시즌 처음으로 두 자릿수 탈삼진에 무실점 역투를 하고도 승리를 놓쳤다. 고질적인 불펜과 수비 불안 탓이다. 다저스는 막판 역전으로 진땀승을 거뒀지만 커쇼만은 웃지 못했다.
커쇼는 21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홈경기에서 선발로 등판, 6이닝을 2피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막았다. 탈삼진은 10개로 시즌 첫 번째이자 개인 통산 60번째 두 자릿수 탈삼진을 작성했다.
커쇼는 타선에서도 맹활약했다. 4회말 2사 2루 때 4-0으로 달아나는 중전 적시타를 쳤다. 팀이 6-0으로 넉넉히 앞선 7회초 시작과 함께 불펜 J.T 차코이스에게 마운드를 넘겨줬다. 이때만 해도 커쇼의 승을 예상하지 않은 사람은 없었다.
하지만 악몽은 곧바로 찾아왔다. 다저스 불펜은 8회초까지 아웃카운트 6개를 잡는 동안 차코이스, 케일럽 퍼거슨, 이미 가르시아가 연달아 2점씩 빼앗겼다. 여기에 수비 실책까지 동반 터져 나왔다. 6-1로 앞서 있던 8회초 유격수 코리 시거가 실책을 저지르며 상대 추격의 빌미를 제공한데 이어 5-6으로 쫓긴 2사 만루에서 다저스 2루수 엔리케 에르난데스가 실책을 범해 동점을 허용했다. 커쇼의 9승은 이때 날아갔다.
불펜이 망친 경기를 만회한 것은 타선이었다. 다저스는 8회말 1사 1·2루에서 맷 비티의 결승 3점 홈런, 이어진 2사 1·3루 때 러셀 마틴의 좌전 적시타로 승리했다. 타선의 지원을 받은 다저스 불펜은 9회초를 무실점으로 막고 경기를 10대 6 승리로 끝냈다.
커쇼는 올 시즌 들어 승리 요건을 갖췄음에도 불펜진의 난조로 날린 경기가 이날까지 3차례로 팀내 최다다. 11승이 돼야 함에도 8승 2패를 기록하고 있다. 커쇼는 경기를 마치고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팀에 좋은 투수들이 있지만 중요한 것은 더 꾸준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김철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