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세이카(본명 황희성·31)의 유튜브 채널 속 피규어들은 예쁜 만듦새로 시선을 사로잡는데, 시청자들은 핸드폰 화면을 타고 솔솔 풍겨오는 달콤한 냄새에 한 번 더 놀라게 된다. 피규어들 모두 설탕으로 만든 공예품이기 때문이다.
팀 세이카의 채널은 이처럼 설탕 공예의 세계를 이채롭게 풀어놓는다. 현직 파티시에인 팀 세이카는 끓여서 만든 설탕 반죽을 죽죽 펼치거나 오물쪼물 뭉쳐 귀여운 피규어를 뚝딱 만들어 낸다. 방탄소년단 뷔의 라인프렌즈 캐릭터 타타, 타노스의 인피니티 건틀렛 등이 대표적이다.
대부분 10분 내외의 영상들인데, 인기가 대단하다. 구독자는 26만명이나 되고 영상들 대부분 수십만뷰를 기록하고 있다. 채널 최고 인기 콘텐츠인 대형 딸기 사탕 제작기는 조회 수가 무려 1700만뷰에 달한다.
그가 설탕 공예 이야기를 유튜브에 풀어놓게 된 계기는 뭘까. 최근 서울 강남구 CJ ENM 라운지에서 만난 그는 “군 제대 후 20대 중반에 떠난 일본 유학이 출발점이 됐다”며 말문을 열었다.
“원래 대학 진학을 준비 중이었어요. 근데 우연히 일본 디저트를 접하면서 과자가 가진 매력에 눈을 떴고, 그길로 일본 도쿄제과학교에 입학해 2년 동안 서양과자를 공부했죠. 그중 특히 매력적이었던 게 설탕 공예였어요. 제가 느낀 신기함을 나누고 싶어 유튜브를 시작했죠.”
그가 말한 설탕 공예의 매력 중 하나는 조형적인 아름다움이었다. 디저트를 전공하면서 설탕 공예품이 유리로 만든 작품보다 아름다울 수 있다는 걸 느꼈다고 한다. 그는 “유럽에서는 화가들이 개인전을 열듯이 파티시에들도 전시를 하곤 한다”며 “설탕이나 초콜릿으로 만든 사람 키만 한 조형물들을 볼 땐 장인 정신이 느껴졌다”고 했다.
그의 유튜브 콘텐츠도 예외는 아니다. 10분짜리 영상을 하나 찍는 데 걸리는 시간은 대개 6~7시간. 수분에 약한 설탕 특성상 온도와 습도를 조절하려 계속 끊어가며 촬영해야 한다. 여기에 편집 시간까지 더하면 반나절이 넘게 걸린다. 이런 번거로움에도 그가 유튜브 활동을 놓지 않는 이유는 이 활동이 파티시에로서의 목표와도 일면 맞닿아 있어서다.
“최근까지 국내외 대회들에 많이 나갔었고, 국내 대회에선 입상도 했습니다. 지금 가진 목표 중 하나가 3년에 한 번씩 프랑스에서 열리는 국제 대회에 한국 대표 파티시에로 출전하는 거예요. 유튜브는 수익적인 측면이나 감을 이어가는 데 든든한 버팀목이 돼주죠.”
지난해 12월엔 인기에 힘입어 인천에 디저트 가게도 열었다. 최근엔 설탕 공예 ASMR(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주는 일종의 백색소음) 콘텐츠도 연구 중이라고. 그는 “앞으로 콘텐츠의 지평을 넓혀서 여러 이야기로 구독자와 소통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설탕 공예뿐 아니라 케이크 아이스크림 초콜릿처럼 다양한 디저트를 만드는 과정도 보여드리고 싶어요. 지금은 간단한 피규어들을 만들어 올리고 있지만, 조만간 장인 정신이 담긴 콘텐츠로도 찾아뵐 수 있으면 더 좋겠네요(웃음).”
강경루 기자 r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