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d 라이프] 남들이 가지지 않는 특별한 것… 마니아를 잡는다

현대자동차가 마블사와 협력해 선보인 ‘코나 아이언맨 에디션’은 전세계 아이언맨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으며 7000대가 모두 팔려나갔다. 현대자동차 제공
 
르노삼성차가 2000대 한정 출시한 ‘SM5 아듀’는 20여년간 ‘SM5’를 사랑해 준 고객들에 대한 감사의 의미를 담았다. 르노삼성자동차 제공
 
‘스팅어 알칸타라 에디션’은 기아자동차가 기존 스포츠 세단 ‘스팅어’에 고급 인조가죽 소재인 알칸타라를 적용해 출시한 모델이다. 기아자동차 제공
 
미니는 지난 5월 브랜드 탄생 60주년을 맞이해 차량 외관과 내부에 60주년 기념 특별한 디자인을 적용한 에디션을 출시했다. 미니 제공


제한된 몇 명만 살 수 있는 상품, 특정 장소에서만 살 수 있는 상품, 정해진 기간에만 살 수 있는 상품들이 종종 우리를 유혹한다. 아주 쉬운 예로, 밤 9시 마트 정육코너의 타임세일 안내방송을 생각해보면 될 거다.

드물기 때문에 인정되는 가치를 희소가치라고 한다면 ‘한정판’은 희소가치가 있는 물건이다. 그리고 그것이 대표적인 과시성 소비재인 자동차라면 손에 넣었을 때의 만족감은 상당한 것이다. ‘남들이 가지고 있는 것과는 다른 특별한 것’에 대한 욕구가 커진 시대다. 국내·외 자동차업체들은 여러 의미를 담아, 그리고 여러 타깃을 향해 ‘~ 에디션’이라는 이름을 붙인 한정판 자동차들을 출시한다.

국내에서 최근 가장 주목받은 한정판은 현대자동차의 ‘코나 아이언맨 에디션’이다. 현대차가 글로벌 엔터테인먼트사 마블과 2년에 걸쳐 협업해 개발한 세계 최초 마블 캐릭터 적용 양산차다. 국내 업체가 만들었지만 전세계의 아이언맨 팬 또는 특이하고 강인한 느낌의 SUV를 원하는 고객을 타깃으로 했다. 글로벌 판매 대수는 7000대(국내 1700대)로 한정했다. 올 초부터 주문을 받기 시작해 실제로는 4월부터 판매가 이뤄졌고, 최근 완판됐다.

현대차는 2017년부터 고객들의 목소리를 자동차 제작사가 직접 듣고 반영해 상품 개발에 참여하도록 하는 ‘H-옴부즈맨’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소비자 요구가 반영된 ‘i30’ ‘벨로스터’ ‘쏘나타’ 등의 ‘커스텀 핏’ 에디션을 출시하기도 했다. ‘나만을 위한 에디션’ 즉, 자동차판 오트쿠튀르(고급 수제 맞춤복)인 셈이다.

자사 자동차 특정 모델의 마니아를 공략한 한정판도 있다. 대표적인 예는 르노삼성차가 지난달 출시한 ‘SM5 아듀’. 1998년 3월 출시 이후 20여년간 ‘명차’로 불리며 사랑받아 온 중형 세단 SM5의 고객감사 특별모델이다. 뛰어난 내구성과 간결한 디자인으로 지금까지도 소비자들의 호평을 받고 있는 SM5는 현재까지 내수 97만여대, 수출 5만여대 등 총 누적 102만여대가 판매됐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28일 “SM5 아듀 에디션은 오랜 세월 동안 검증받은 품질에 2000만원이라는 가격의 높은 가성비로 호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한정판은 아니지만 고급스런 소재로 기존의 모델과 차별화한 에디션도 있다. 기아자동차는 스포츠 세단 ‘스팅어’의 기어노브, 스티어링 휠 등 운전자의 손길이 자주 닿는 곳에 알칸타라 소재를 기본으로 적용한 ‘알칸타라 에디션’을 내놨다. 알칸타라는 머리카락 400분의 1 굵기의 초극세사 섬유로 만들어져 가벼우면서도 부드럽고 내구성이 뛰어나 럭셔리 자동차 브랜드 내장재에 많이 사용되는 인조가죽이다. 기존 모델에 고급감과 세련미를 증폭시킨 것이다.

해외 브랜드 가운데선 미니(MINI)가 지난 5월 브랜드 탄생 60주년을 기념한 ‘미니 60주년 에디션’을, 마세라티는 차량 외부에 탄소섬유 소재를 적용한 ‘기블리 카본 에디션’을 국내에 선보였다. 포드는 미국 실험용항공기협회(EAA) 자선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전투기 오마주 모델 ‘올드 크로우’ 머스탱 GT를 제작해 최근 공개했다. 제2차 세계대전의 영웅인 버드 앤더슨 공군 대령을 추모하고 그가 조종한 P-51 머스탱 전투기를 기념하기 위해 특별히 제작된 한정판이다.

한정판이 노리는 건 판매 실적이 아니다. 브랜드 이미지 제고와 충성 고객 양성이다. 고객 만족도를 높이고 브랜드 및 제품에 주목하도록 하기 위해 일반 모델과는 다른 한정판 모델을 선보이는 것이다. 자동차의 경우 특정 브랜드나 모델의 마니아들이 많기 때문에 한정판이 계속해서 출시되고 소비자 반응도 잘 나타난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젊은 고객층을 중심으로 ‘나만의 차별화된 아이템’을 소유하고자 하는 경향이 확산되고 있어 국내 업체들도 일반 모델과는 다른 스페셜 에디션 모델 출시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면서 “스페셜 에디션은 기존에 관심이 높지 않았던 고객들에게 브랜드를 좀 더 친근하게 인식시키고 브랜드에 대한 만족도를 높이는 데 큰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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