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사진) 미국 대통령이 자국 기업 등 거대 IT업체들에 프랑스가 디지털세를 부과키로 한 것에 대해 ‘와인세’를 거론하며 보복관세를 예고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어리석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트위터에 “프랑스가 미국의 위대한 기술 기업들에 디지털세를 부과한다”며 “누군가 그들(프랑스)에게 세금을 부과한다면, 고국인 미국이 돼야 한다”고 썼다. 이어 “우리는 마크롱의 어리석음에 대한 실질적인 상호적 조치를 곧 발표하겠다”며 “난 프랑스 와인보다 미국 와인이 낫다고 언제나 말해왔다”고 덧붙였다. 프랑스의 대표 수출품인 와인에 세금을 부과하겠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백악관 기자질의에서도 와인세 부과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는 프랑스의 디지털세 부과에 “잘못된 일이다. 그들은 그렇게 하지 말았어야 했다”며 “내가 와인을 마시진 않지만, 언제나 프랑스 와인보다 미국 와인을 좋아했다”고 말했다.
앞서 프랑스 상원은 지난 11일 연수익 7억5000만 유로(약 9900억원) 이상이면서 프랑스에서 2500만 유로(약 330억원) 이상의 수익을 거둬들이는 글로벌 IT기업에 대해 이들이 프랑스에서 번 연간 총매출의 3%를 디지털세로 부과하는 법안을 의결했다. 대상 기업은 IT 대기업 30여개다.
미국은 대상 기업에 구글과 페이스북, 아마존 등이 포함돼 있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불공정 무역에 대해 보복관세를 부과하도록 한 무역법 301조를 근거로 프랑스의 조치에 대해 조사 중이다.
프랑스는 디지털세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브뤼노 르메르 프랑스 재무장관은 이날 파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디지털세는) 미국 기업을 표적으로 삼은 것이 아니다”라며 “프랑스는 디지털세를 이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핵심은 우리가 디지털 활동에 대한 공정한 과세 방법에 대해 어떻게 의견 일치를 이룰 수 있는가 하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