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 휘젓는 김신욱, ‘높이+기술’ 완벽 적응

김신욱(상하이 선화)이 27일 중국 상하이 홍커우 스타디움에서 열린 광저우 푸리와의 2019 중국 슈퍼리그 20라운드에서 득점에 성공한 뒤 하늘을 가리키는 특유의 세레모니를 펼치고 있다. 상하이 선화 공식 홈페이지


김신욱(상하이 선화)의 골세례가 심상찮다. 중국 슈퍼리그(CSL) 이적 후 4경기에 뛰면서 모두 골을 넣는 등 6골을 몰아치고 있다. 풍부한 아시아 무대 경험과 ‘은사’ 최강희 감독의 존재가 빠른 적응의 비결로 꼽힌다.

김신욱은 27일 열린 CSL 20라운드 홈경기에서 광저우 푸리를 상대로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5대 3 승리를 이끌었다. 4경기 연속골이다.

CSL로 이적한 K리그 득점왕들과 비교해 봐도 김신욱의 적응 속도는 경이롭다. 지난해 K리그 경남 FC 소속으로 득점왕(26골)에 오른 말컹(허베이 화샤 싱푸)은 이번 시즌 앞두고 이적 후 첫 득점을 기록하기까지 7경기나 걸렸다. 현재 18경기 6골로 김신욱과 득점이 같다. 2017년 수원 삼성에서 득점왕(22골)에 오른 조나탄(톈진 톄다)도 지난해 이적 3경기 만에 첫 골을 넣었지만 다시 골을 넣기까지 4달 넘게 걸렸다.

아시아팀을 상대로 한 김신욱의 풍부한 경험이 중국리그 적응을 도운 측면이 많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김신욱은 울산 현대와 전북 현대 소속으로 각각 2012년과 2016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를 우승했다. 45경기에서 19골을 득점했는데 이중 9골을 중국 팀을 상대로 넣었다. 신문선 명지대 기록정보과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김신욱은 AFC 챔피언스리그와 국가대표 경기를 통해 중국에 대한 적응력이 높다”며 “장신에 발기술까지 겸비해 K리그보다 수준이 낮은 중국 수비진을 상대로 앞으로 더 많은 골을 넣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신욱을 잘 아는 최강희 감독의 존재도 무시못한다. 장지현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뛰는 환경과 구단이 바뀌었지만 과거 전북 시절 지도한 최강희 감독 밑에서 김신욱이 심리적 안정감을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저평가된 김신욱이 CSL을 통해 빛을 볼 것이라는 예상도 나왔다. 신 교수는 “그동안 196㎝의 신장만 강조돼 발기술, 스피드 등 김신욱이 갖고 있는 다양한 능력에 대한 평가가 잘못 이뤄졌다”고 말했다. 장 해설위원도 “돈을 좇아 CSL에 진출한 몸값 높은 공격수들에 비해 동기부여가 더 잘 돼 충분히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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