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가 한창이다. 선풍기나 에어컨도 좋지만 더위를 씻어내는데 가장 좋은 건 역시 샤워다. 하지만 너무 자주 씻다보면 피부가 건조해지는 문제가 생긴다. 건조함 때문에 안 씻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럴 때 사용하기 좋은 게 바디미스트다. 은은하게 향을 내는 제품들이 많아 여름철에는 향수 대신으로 쓰이기도 한다. 여름철 유용하면서도 촉촉함과 청량감을 선사해주는 바디미스트 인기 제품들을 국민컨슈머리포트가 평가했다.
유통 경로별 베스트 제품
‘바디미스트’ 평가 제품은 유통 경로별 베스트셀러 가운데 선정했다. 소비자들이 화장품을 많이 사는 채널인 백화점, 헬스 앤드 뷰티(H&B) 스토어 올리브영, 오픈마켓 11번가로부터 베스트셀러 제품(표 참조)을 추천 받았다.
국민컨슈머리포트는 보통 유통 경로별 1위 제품과 최고가, 최저가 제품을 평가대상으로 삼는다. 이번에도 먼저 유통 경로별 매출 1위 제품인 ‘딥티크 바디미스트 도손’(백화점·200㎖·8만원·10㎖당 4000원), ‘바디홀릭 헤어&바디미스트 화이트포션’(올리브영·50㎖·9900원·10㎖당 1980원), ‘바디판타지 퍼퓸 바디미스트-웨딩데이 판타지’(11번가·94㎖·8900원·10㎖당 947원)를 평가 대상으로 골랐다. 여기에 최저가인 ‘더페이스샵 퍼퓸씨드 로즈 바디미스트’(155㎖·1만700원·10㎖당 690원)를 포함시켰다. 최고가(딥티크) 제품이 1위 제품군에 있어서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러쉬 더티 바디 스프레이’(200㎖·5만원·10㎖당 2500원)를 추가했다.
바디미스트는 고진영 애브뉴준오 원장, 김정숙 장안대 뷰티케어과 교수, 김홍림 임이석테마피부과 원장, ‘최윤정 생활 미용-그동안 화장품을 너무 많이 발랐어’(에프북) 저자(이상 가나다 순)가 평가했다. 브랜드의 영향을 받지 않도록 같은 모양의 통에 옮겨 담아 블라인드 테스트로 진행했다.
바디미스트 평가는 향, 흡수력, 보습력, 청량감, 지속력 5개 항목에 대해 점수를 매겼다. 각 항목에 대한 평가를 토대로 1차 종합평가 점수를 냈다. 이어 각 제품의 전성분과 10㎖당 가격을 공개한 뒤 성분과 가성비를 고려해 최종평가를 이어갔다. 모든 평가는 최고 5점, 최저 1점의 상대평가다.
보습력·향·성분이 순위 결정…국산 1, 2위 차지
바디미스트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다 바를 수 있는 제품이다. 보통 얼굴을 향해 뿌리지는 않겠지만 온몸에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다 보니 성분이 순위를 결정짓는 핵심 잣대가 됐다. 바디미스트는 향수만큼은 아니어도 진한 향을 가진 제품군이다보니 향의 느낌과 지속성도 중요하게 다뤄졌다.
1위는 국내 화장품 업체인 에이블씨엔씨가 지난해 하반기 인수한 미팩토리의 ‘바디홀릭 헤어&바디미스트 화이트포션’(3.75점)이었다. ‘바디홀릭’은 20~30대 여성이 주 고객층인 올리브영에서 압도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제품이다. ‘화이트포션’ 뿐 아니라 ‘옐로우포션’ ‘핑크포션’이 모두 5위 안에 들 정도다.
바디홀릭 제품은 특히 전성분 평가(4.5점)와 향(4.0점)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다. 최윤정씨는 “알코올이 메인이 아니라 정제수가 메인인 제품이고 글리세린이나 감초추출물 등 보습에 도움을 주는 성분들이 들어있어서 보습력이 좋다”며 “포근한 향에 보습력을 원하는 분들에게 적합한 제품”이라고 평가했다. 향료가 들어간 점은 아쉽게 지적됐으나 향이 중요한 제품인만큼 어쩔 수 없다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고진영 원장은 “시간이 지나도 향이 은은하게 지속된다”고 말했다. 보습력이 좋아서 오히려 끈적임이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2위는 ‘더페이스샵 퍼퓸씨드 로즈 바디미스트’(3.5점)가 차지했다. 더페이스샵 제품은 두루두루 무난하다는 평가였다. 특히 청량감과 흡수력에서 호평 받았다. 김정숙 교수는 “흡수가 빨리돼 끈적임이 없어서 산뜻하고 청량감이 좋은 제품”이라며 “은은하고 자극적이지 않은 향이 오래가는 편”이라고 말했다. 최윤정씨는 “성분도 착한 편이고 촉촉함이 오래가는 게 좋았다”고 평가했다.
‘바디판타지 바디스프레이 웨딩데이 판타지’(3.25점)가 3위에 올랐다. 바디판타지 제품은 흡수력(4.75점)과 청량감(4.5점)에서 최고점을 받았으나 보습력(1.25점)과 지속력(1.5점)에서 아쉬운 평가 결과를 받았다. 김홍림 원장은 “향료 외에 주의 성분이 포함되지 않아 수시로 피부에 분사하는 경우에 적당하다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고진영 원장은 “청량감은 좋으나 휘발이 너무 빨라 다소 건조해지는 느낌도 있다”고 지적했다.
4위는 ‘러쉬 더티 바디스프레이’(3.0점)였다. 청량감과 흡수력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으나 향과 성분 평가에서 아쉬운 결과가 나왔다. 알코올 베이스라는 점, 알레르기 유발성분이 일부 포함됐다는 점이 지적 대상이 됐다.
하지만 청량감이 뛰어나서 여름철에 쓰거나 남성들이 사용하기에 좋은 제품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김홍림 원장은 “상쾌한 향이 사람에 따라 다소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겠으나 흡수력과 지속력이 좋았다”고 평가했다. 최윤정씨는 “아주 산뜻하다. 땀이 많거나 청량한 향을 좋아하는 분들에게 추천할만한 제품”이라고 말했다.
5위는 ‘딥티크 바디미스트 도손’(1.5점)이었다. 보습력(5.0점), 지속력(4.25점)에서 최고점을 받았지만 청량감(1.25점)과 전성분 평가(1.0점)에서 최하점을 받았다. 향수를 만드는 회사의 제품이다 보니 성분에서 향료와 알레르기 성분이 다수 포함됐다. 가성비도 아쉽다는 의견이었다. 김정숙 교수는 “보습력이 좋지만 끈적임이 있어서 여름철에 사용하기에는 다소 불편할 것 같다”고 했다. 최윤정씨는 “(성분 때문에) 얼굴과 최대한 먼 곳에서 뿌리는 걸 권한다”고 말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