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영상을 향해 쾌속질주하던 LA 다저스 류현진(32)에게 제동이 걸렸다. 류현진이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타선에 올시즌 두 번째로 많은 점수를 내주며 패했다.
류현진은 18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선트러스트파크에서 열린 메이저리그(MLB) 애틀랜타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5⅔이닝 동안 삼진 5개를 잡았지만 홈런 2개를 포함해 6안타와 1볼넷을 내주고 4실점했다.
시작부터 다소 불안했다. 류현진의 주특기인 바깥쪽 제구가 말을 듣지 않았다. 2회말에는 조쉬 도날드슨에게 선제 2루타를 맞아 무사 2루 위기를 맞기도 했다. 다행히 잘 맞은 타구가 두 번 연속 수비수의 글러브에 라인드라이브로 빨려 들어가며 실점을 피했다.
하지만 볼 판정 하나가 이날 경기의 분위기를 바꿨다. 류현진은 3회말 선두 아데이니 에체베리아에게 2볼2스트라이크 상황에서 컷패스트볼(커터)을 스트라이크존 하단에 꽉 차게 던졌지만 주심의 손이 올라가지 않으면서 풀카운트가 됐다. 류현진이 이 판정에 아쉬움을 표시할 정도였다. 에체베리아는 류현진의 동요를 놓치지 않고 이후 8번째 공을 통타해 우월 2루타를 치며 2루로 나갔다. 이어 번트와 볼넷으로 만들어진 1사 1,3루 위기에서 아지 알비스가 류현진의 잘 제구된 시속 149㎞ 직구를 2루타로 만들었다. 아쿠냐까지 홈으로 들어오며 점수는 0-2가 됐다. 볼 판정이 일종의 나비효과를 낳은 셈이다.
다저스 타선이 2-2 동점을 만들었지만 류현진은 6회말 홈런 두방에 고개를 떨궜다.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도날드슨에게 중월 솔로 홈런을 내준 직후 후속 타자인 애덤 듀발에게까지 중월 홈런을 맞으며 4점째 실점했다. 류현진이 홈런과 4점 이상을 헌납한 건 6월 29일 쿠어스필드에서 열린 콜로라도 로키스전 이후 50일 만이다. 투구수(101구)가 100개를 넘긴 류현진은 6회말 2사 상황에서 조 켈리와 교체됐다. 다저스가 3대 4로 패하며 류현진은 시즌 3패(12승)째를 떠안았다. 이날 부진으로 류현진의 평균자책점은 1.45에서 1.64로 올라갔다.
류현진의 다음 등판은 24일 뉴욕 양키스전이 될 가능성이 높다. 양키스는 올 시즌 메이저리그 득점 전체 1위(743점)에 올라 있는 강타선을 보유한 팀이다. 이후로는 일정이 수월한 편이라 이날 경기가 1점대 평균자책점 사수의 가장 큰 고비가 될 전망이다. 다행히 양키스와의 시리즈는 류현진이 극강의 투구를 선보이는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다.
이현우 기자 bas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