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체 한국농구, 25년 만의 ‘1승 기적’ 도전

한국 남자 농구 대표팀 선수들이 27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4개국 초청 국제농구대회 앙골라와의 경기에서 승리한 뒤 관중석을 향해 박수를 보내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의 데릭 화이트(오른쪽)가 지난 26일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캐나다와의 친선 경기에서 돌파를 시도하는 모습. AFP연합뉴스
 
미국의 강력한 대항마로 불리는 세르비아의 니콜라 요키치(가운데)가 27일 중국 선양에서 열린 2019 선양 국제 농구 챔피언십 프랑스와의 경기에서 상대 선수와 볼을 경합하는 모습. 신화연합뉴스


2019 국제농구연맹(FIBA) 농구 월드컵이 31일 중국 우한에서 성대한 막을 올린다. 이번 월드컵엔 역대 최다인 32개국이 참가해 다음 달 15일까지 최강자를 가린다. 한국 남자농구 대표팀은 25년 만의 1승에 도전한다. 3연패에 도전하는 ‘역대 최약체’ 미국은 세르비아·리투아니아 등 유럽세의 도전에 직면할 전망이다.

B조에 편성된 한국 대표팀(랭킹 32위)은 31일 아르헨티나(5위)와 첫 경기를 치른다. 다음 달 2일엔 러시아(10위), 4일엔 나이지리아(33위)를 상대한다. 현실적인 목표는 1승이다. 한국은 지난 25년간 승리가 없었다. 1994년 캐나다 대회에서 이집트에 76대 69로 승리한 게 마지막이다.

맞붙게 될 상대들도 만만찮다. 아르헨티나는 ‘농구 영웅’ 마누 지노빌리가 은퇴했지만 미국프로농구(NBA)를 경험한 루이스 스콜라(상하이)와 니콜라스 브루시노(사라고사)가 건재하다. 아르헨티나는 이들을 앞세워 지난 10일까지 페루에서 열린 팬아메리칸 게임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러시아는 전 NBA리거 알렉세이 쉐베드(힘키) 등 주축 선수들이 빠져 무게감이 줄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명단에 포함된 선수 15명 중 9명이 2m를 넘는 고공 농구의 힘은 여전하다.

나이지리아는 한국보다 랭킹이 낮아 1승 상대로 꼽힌다. 하지만 조시 오코기(미네소타 팀버울브스)와 알 파루크 아미누(올랜도 매직) 등 현역 NBA 선수를 보유해 안심할 순 없다. 월드컵을 앞두고 최근 참가한 픽(PEAK) 인비테이셔널 국제 농구대회에서도 나이지리아는 순위가 높은 폴란드(25위)와 몬테네그로(28위)를 잡아내고 우승해 사기가 높다.

한국은 4개국 친선대회에서 얻은 자신감으로 1승에 도전한다. 이 대회에서 리투아니아(6위)와 체코(24위)에 패했지만 27일 열린 앙골라(39위)와의 경기에서 91대 76으로 완승했다. 세 경기 평균 23.7점 12.3리바운드를 기록한 라건아와 공수에서 분전한 이승현의 활약이 기대된다. 다만 공수의 핵 라건아가 막힐 경우 어떻게 풀어나갈지가 관건이다.

미국(1위)은 사상 첫 월드컵 3연패에 도전한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선 역대 최약체 스쿼드로 평가받는다. 2018-2019시즌 NBA 올스타전에 나선 선수가 켐바 워커(보스턴 셀틱스), 크리스 미들턴(밀워키 브루어스) 두 명 밖에 없다. 미국은 지난 24일 호주와의 평가전에서 94대 98로 패하며 국제대회 78연승 행진이 중단,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미국은 NBA 최고 감독으로 꼽히는 그렉 포포비치(샌안토니오 스퍼스) 감독과 2010년대 최강팀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감독인 스티브 커 코치의 지략에 기대하는 바가 크다. 또 약체라는 평가에 자존심이 상한 선수들이 투혼을 불사른다면 3연패의 위업 달성은 충분하다.

세르비아(4위)는 가장 강력한 대항마다. 직전 월드컵 준우승팀인 세르비아는 지난 시즌 NBA에서 평균 20.1득점 10.8리바운드를 기록한 최고의 센터 니콜라 요키치(덴버 너기츠)와 보그단 보그다노비치(새크라멘토 킹스) 등을 앞세워 우승에 도전한다. 리투아니아도 ‘트윈 타워’ 요나스 발렌슈나스(멤피스 그리즐리스)와 도만타스 사보니스(인디애나 페이서스) 활약이 기대되는 강팀이다. 지난 시즌 NBA 최우수선수 야니스 아데토쿤보(밀워키)가 이끄는 그리스(8위)의 행보도 관전 포인트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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