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어야 사는’ 이승우, 급 낮춰 벨기에로 ‘실리 이적’



이승우(21·사진)가 새 둥지를 찾아 벨기에로 떠난다. 이승우가 출전시간이 어느정도 보장될 리그로 옮기며 실리를 챙기기 위함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TG지알로불루는 28일(한국시간) “이승우가 세리에A 헬라스 베로나에서 작별 인사를 준비하고 있다. 벨기에 주필러리그 신트 트라위던으로 완전하게 이적한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세리에A에서 연고구단인 베로나의 소식을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다.

이승우는 13세이던 2011년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FC 바르셀로나 유소년 팀에 입단해 성장했다. 한때 바르셀로나 2군까지 올라갔다. 적진을 드리블로 돌파해 직접 슛까지 때리는 ‘돌격형’ 공격수다. 2017년 8월에 상대적으로 많은 출전기회를 쫓아 베로나로 이적했다.

베로나가 세리에B(2부 리그)로 강등됐던 지난 시즌에 이승우의 출전 횟수는 대폭 늘었다. 이전 시즌 리그와 컵대회를 포함해 16경기였던 출장수를 지난 시즌에 27경기로 늘렸다. 하지만 출전만 많았을 뿐 득점은 1골에 그쳤다. 이승우는 올 시즌 세리에A로 다시 승격한 베로나의 지난 26일 개막전 홈경기에 결장했다.

신트 트라위던은 올 시즌 벨기에 1부 리그인 주피터리그에서 1승1무3패(승점 4)로 16개팀 중 12위에 머물러 있다. 5경기에서 득점은 2점에 그친 반면, 무려 10실점을 하며 공수 불균형이 심하다. 특히 득점은 리그 최하위다. 따라서 공격력을 보강할 목적으로 이승우를 영입한 것으로 보인다. 계약 기간은 2년 고정에 1년을 옵션으로 붙인 총 3년으로 알려졌다.

박항서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의 애제자 중 하나인 응우옌 콩 푸엉이 이 팀에서 뛰고 있다. ‘베트남의 메시’로 불리는 공격수로, 지난달까지 K리그 인천 유나이티드 소속으로 뛰었다. 아시안리거인 이승우와 콩 푸엉의 공격 조화가 신트 트라위던의 올 시즌 성적을 좌우할 수 있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이승우가 리그의 명성보다 출장수를 늘리기위한 지혜로운 선택을 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유럽 중소리그를 발판으로 빅리그로 행선지를 옮겼던 유럽파 선배들과 비교하면 이승우는 언제든 빅클럽으로 회귀할 수 있는 기회가 충분하다”고 말했다. 은퇴한 이영표(42)와 박지성(38)은 2003년 각각 26세, 22세의 나이에 네덜란드 PSV 에인트호벤으로 이적한 뒤 이를 발판으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로 향했다. 이들 선배보다 어린 나이에 벨기에리그로 옮긴 이승우가 출장 경험과 경기 노하우를 쌓을 경우 그의 재능을 고려할 때 빅리그 재진출 가능성은 높다는 것이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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