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 ‘1박2일’(KBS2·사진)이 올해 하반기 시즌4로 돌아온다. 지난 3월 멤버 정준영의 불법 촬영 파문과 김준호 차태현의 내기 골프 의혹으로 무기한 제작 중단에 들어간 지 반년 만에 나온 결정인데, 이번 복귀를 프로그램 쇄신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KBS는 지난 29일 “올 하반기 방송을 목표로 1박2일 시즌4 기획에 착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방송 재개를 바라는 시청자들의 요구와 간판 예능으로서의 이미지 등이 두루 고려된 조처로 보인다.

무엇보다 수익적인 면에 대한 고려가 적지 않게 반영된 결정으로 풀이된다. 전성기 시절 1박2일은 연간 수백억원의 광고 수익을 올렸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올해 예상 사업 손실액만 1019억원으로 최근 비상경영 중인 KBS에게는 결코 버릴 수 없는 ‘효자 콘텐츠’인 셈이다.

하지만 성공적 복귀를 위해서는 넘어야 할 과제들이 만만찮다. 공영성의 회복과 기존의 노후화된 포맷을 넘은 새 스토리텔링의 개발, 참신한 멤버 구성이 최우선 과제로 꼽힌다.

본래 1박2일의 성공은 특출한 기획의 힘이 컸다. 연예인들이 전국 각지를 돌아다니며 에피소드를 풀어낸다는 얼개로 시작한 1박2일은 재미는 물론 국내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공익적 가치를 놓치지 않았다. 대부분 해외로 떠나는 여행 예능과도 차별화됐다. 각 지역의 사람들을 만나면서 담아내는 훈훈한 이야기들은 덤이었다.

하지만 점차 게임 위주의 프로그램으로 성격이 바뀌면서 피로감을 토로하는 시청자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지역 소개보다는 복불복 게임 등이 주를 이루게 됐는데, 그만큼 새로운 이야기들은 줄어들고 재미도 반감되기 마련이었다.

재기발랄한 캐릭터로 어필해온 예능인 만큼 신선한 얼굴의 기용도 필수적이다. 시즌3 막판에 인턴으로 합류했던 이용진을 비롯해 김종민 데프콘 등 기존 멤버들과 새로운 후보진을 폭넓게 검토해 호감 가는 라인업을 꾸려내는 게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불미스러운 일을 겪었음에도 12년간 안방을 책임져온 ‘국민 예능’의 귀환을 반기는 시청자들이 적지 않다. KBS는 “초심으로 돌아가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가족 예능 부활을 최우선 가치로 삼겠다”고 했다.

강경루 기자 r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