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인 인도법안’(송환법) 철회를 요구하며 촉발된 홍콩시위가 반중시위로 이어져 갈수록 격렬해지는 가운데 중국 관영언론들이 시위대를 향해 “인내에도 한계가 있다” “끝이 다가오고 있다” 등의 표현으로 엄포를 놓고 있다. 중국 정부가 관영언론의 입을 빌려 개입 가능성을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는 2일(현지시간) 온라인판 논평에서 홍콩 시위대를 폭도로 규정하고 “인내에는 한계가 있다”며 “폭력을 행사하는 이들은 돌을 들어 자기 발등만 찍을 뿐”이라고 밝혔다. 전날 시위대의 공항점거 시도에 대해서는 “공항과 지하철을 막는 것이 아니라 홍콩의 앞날을 막는 일”이라며 “폭도들의 최종 목적은 홍콩 사회를 마비시키고 홍콩 특별행정구 정부를 전복하며 홍콩에 대한 중앙의 전면적인 통치권에 도전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홍콩 시위에 대해서는 “인정사정없이 법률을 무기로 엄정하게 법을 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홍콩 경찰은 ‘영웅’으로 표현하며 “홍콩 사회에 안정과 번영을 다시 가져올 능력과 결의가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논평에서 “홍콩을 파괴하고 반(反) 중국 분위기를 일으키는 사람들의 끝이 보이고 있다”라며 “홍콩을 볼모로 중앙정부를 압박할 수 있다는 생각은 환상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끝’을 언급한 것은 중앙정부의 개입, 특히 최근 격렬해지는 홍콩시위로의 무력개입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분석된다.
신화통신은 시위 진압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으로 위협하진 않았지만 ‘넘어서는 안 되는’ 3가지 기본 선을 명시했다. 그 3가지는 ‘그 누구도 중국의 주권과 안보를 해치면 안 된다’ ‘중국 중앙정부의 권력과 홍콩특별행정구정부의 기본법에 도전하면 안 된다’ ‘그 누구도 홍콩을 중국 본토 침투에 활용할 수 없다’이다.
그러면서 “법에 따라 홍콩의 폭력상황을 제지하는 것이 현재 홍콩이 직면한 가장 중요한 공공 의무”라며 “홍콩 폭동 참여자는 물론 막후의 (시위) 조직자와 지휘자에게도 심판이 올 것”이라고 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