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4위이자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준우승 팀인 토트넘 홋스퍼가 시즌 초 허우적대고 있다. 포백 수비가 눈에 띄게 허약해진데다 공격수 4명의 동선이 겹치는 등 비효율적인 공격이 빈번해진 탓이다. 손흥민이 야전사령관 역할을 하며 분투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공격포인트가 없는 등 부진에 빠진 팀을 구하지 못하고 있다.
토트넘은 2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에미리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2020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4라운드 아스널과의 원정경기에서 2대 2로 비겼다. 손흥민은 이날 토트넘의 왼쪽 공격수로 선발 출전, 79분간 그라운드를 누볐다. 골과 어시스트를 기록하지 못했지만 공격의 활로를 뚫어 두 골에 모두 관여했다.
토트넘은 전반 10분 미드필더 크리스티안 에릭센의 선제골로 기선을 제압했다. 이 득점으로 연결된 공격은 손흥민의 돌파에서 시작됐다. 손흥민은 하프라인 인근에서 역습을 시작해 동료 미드필더 에릭 라멜라에게 패스를 밀어줬다. 라멜라는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오른발 슛을 때렸지만 아스널 골키퍼 베른트 레노의 선방에 가로막혔다. 이때 흐른 공을 에릭센이 왼발로 골문 안에 밀어 넣었다.
손흥민은 전반 40분 공격수 해리 케인의 추가골로 이어진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아스널 미드필더 그라니트 자카의 깊은 태클에 걸려 넘어졌고, 주심은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키커로 나선 케인은 오른발 슛으로 아스널 골망을 흔들었다.
올 시즌 토트넘의 가장 큰 문제는 허약한 포백라인에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3라운드까지 결장하고 이날 출전한 주전 센터백 얀 베르통언의 부진은 수비력 약화의 결정적 원인으로 지목된다.
베르통언은 현재 포체티노 감독과의 불화설, 독일 레버쿠젠 이적설에 휩싸여 있다. 이날 다비손 산체스와 함께 골문 앞을 지켰지만 조화를 이루지 못했다. 전반 추가시간 2분과 후반 26분 아스널에 연달아 허용한 골은 모두 수비진 붕괴에서 비롯됐다.
토트넘 4각 편대 ‘DESK’(델레 알리·에릭센·손흥민·케인)의 겹치는 동선은 공격을 비효율적으로 만든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영국 언론 인디펜던트는 최근 “케인이 손흥민이나 루카스 모우라와 같은 동선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케인은 이날도 왼쪽에서 중앙으로 파고드는 손흥민과 동선이 겹쳤다. 케인의 슛은 이날 3차례에 그쳤다.
토트넘은 현재 중간 전적 1승 2무 1패(승점 5)를 기록했다. 리그 9위에 머물며 중위권 탈출에 실패했다. 공수에 대한 문제점을 포체티노 감독이 어떤 식으로 풀어나갈지가 관심거리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