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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명의 명 클리닉] “양치질하듯 날마다 콧속 세척해주면 비염 예방”

하나이비인후과병원 정도광 대표원장이 요즘 알레르기 비염이 도져 쉴 새 없이 터지는 재채기와 콧물 때문에 수업에 집중할 수가 없다고 호소하는 한 어린이 환자의 콧속을 들여다보고 있다. 하나이비인후과 제공


하나이비인후과병원(대표 원장 정도광)은 우리나라 강소(强小)병원의 대표모델로 꼽히는 귀·코·목 질환 전문병원이다. 특히 대학병원보다 코 수술을 많이 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8월말 현재 누적 수술환자 수가 6만5000여 명에 이르고, 누적 외래환자 수도 250만여 명이나 된다.

1995년 서울 도곡동 현재의 자리에서 의원으로 문을 열어 2009년 병원으로 승격했고, 전국적으로 44개 분원을 거느리고 있다. 원훈은 ‘정직과 원칙’이다. 진심을 담아 진료하는 병원, 편법을 쓰기보다는 정직하게 원칙을 지키는 병원이 되겠다는 다짐이다. 내년 봄 개원 25주년을 맞는다.

정도광 대표 원장은 “처음부터 목표가 ‘국내 최고의 진료’였고 이 생각은 24년이 지난 지금도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정 원장에게 가을철 삶의 질을 떨어트리는 알레르기비염과 비중격만곡증을 물리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물어봤다.

-환절기라 그런지 재채기 소리가 많이 들린다?

“계절적으로 알레르기비염이 기승을 부리는 때라 그럴 것으로 여겨진다. 비염은 문자 그대로, 콧속의 점막에 염증이 생겨서 재채기나 코 막힘과 함께 콧물을 과도하게 흘리는 질환이다. 크게 알레르기성 비염과 비(非)알레르기성 비염으로 나뉜다. 일교차가 커지는 환절기는 알레르기 과민반응이 심해지는 시기다.

알레르기비염 환자의 또 다른 적은 코감기이다. 감기 바이러스가 코 안으로 침입해 문제를 일으키면 쉴 새 없이 터지는 콧물과 재채기, 코 막힘 등 이른바 알레르기 행진이 더 기승을 부린다. 사소한 자극에도 예민한 코 점막이 더 과민반응을 보이는 탓이다. 차라리 몸살감기가 낫겠다 싶을 정도다. 10분 동안 쉴 새 없이 터지는 재채기, 콸콸 쏟아지는 콧물 폭포, 빼내고 또 빼내도 속절없이 쌓이는 코딱지, 근질거림 등 그야말로 알레르기비염 증상이 증폭된다.

코감기는 비알레르기성 비염의 한 종류다. 비중격만곡증과 축농증(부비동염), 그리고 흔하진 않지만 코버섯(비용)과 코암도 비알레르기성 비염으로 분류된다.”

-알레르기 비염은 어떻게 치료하나?

“알레르기비염은 콧속으로 공기와 함께 스며든 집 먼지 진드기, 꽃가루, 반려동물의 분비물 등에 대해 코 점막이 과민반응을 일으켜 염증을 만드는 병이다. 재채기와 콧물, 코 막힘이 3대 증상이다.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물질, 즉 항원의 종류는 매우 다양하다. 가장 흔한 것은 침구나 소파, 카펫, 커튼 등에 서식하는 집 먼지 진드기다. 알레르기 비염 환자의 80%는 집 먼지 진드기에 알레르기를 일으킨다.

두 번째로 흔한 항원은 꽃가루다. 봄에는 참나무, 소나무 오리나무 자작나무 등의 꽃가루가, 가을에는 쑥이나 잔디, 돼지풀, 환삼덩굴 등의 꽃가루가 알레르기를 일으킨다.

최근에는 고양이나 개 등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정이 늘면서 이에 대한 알레르기도 증가하고 있다. 흔히 고양이나 개의 털이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반려동물의 침이나 비듬 분비물 등이 더 큰 원인이다.

알레르기 비염 증상은 대부분 약물 치료로 쉽게 개선된다. 다만 복용 즉시 효과가 나타나는 약이 있는가 하면 적어도 5~7일 정도 먹어야 효과를 볼 수 있는 약도 있기 때문에 복약지침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약물 치료와 함께 일상생활에서 최대한 항원에 노출되지 않도록 피하는 회피요법도 필요하다.”

-치료 시 주의할 점은?

“코 막힘이 심한 코를 뚫기 위해 ‘비충혈제거제’라고 하는 스프레이를 사용할 때가 있다. 의사 처방 없이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일반 약이지만, 사용 즉시 코 막힘이 풀리기 때문에 환자들이 애용한다.

하지만 이 스프레이를 과도하게 쓰면 부작용으로 되레 비강 점막이 붓는 약제성 비염이 생길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약제성 비염은 내복약만으로는 치료가 안 돼 수술이 필요한 코 질환이다. 충혈제거용 스프레이는 의사 처방 없이 4일 이상 사용해선 안 된다.”

-비중격만곡증은 어떤 병인가?

“비중격만곡증이란 비중격(鼻中隔)이 비강 한복판에 바로 서 있지 않고 한쪽으로 휜 경우를 말한다. 비중격은 겉에서 보이는 코와 안쪽으로 숨겨진 어른 주먹 크기의 공간(비강) 한 가운데를 좌우로 나누는 얇은 판 모양의 뼈를 가리킨다.

이 비중격이 휘는 원인은 다양하다. 단순히 외상 때문만이 아니다. 선천적인 경우도 많다. 제왕절개수술로 태어난 신생아에게도 비중격만곡증이 발견될 정도다. 출산과정에서 휠 수도 있고, 자라면서 비뚤어지기도 한다.

우리 신체는 대부분 좌우 대칭 구조로 돼 있으나 항상 완벽하게 대칭을 이루는 것이 아니다. 비중격도 마찬가지다. 정도의 차이가 있긴 하지만 보통 10명 중 7명 이상은 코뼈가 휜 상태다.

그래도 치료가 필요한 경우는 비중격만곡증으로 인해 비염이나 축농증 같은 코 질환이 생기거나 악화시키는 방아쇠 역할을 할 때다. 물론 이 경우에도 약물로 비염 증상을 치료할 수 있다면 굳이 비중격을 바로잡는 수술을 하지 않아도 된다.

물론 휜 상태의 비중격을 바로잡으면 코로 숨쉬기가 한결 편해진다. 양쪽 콧구멍 크기가 비슷하게 넓어지고 그동안 비중격만곡증으로 인해 늘 막혀 있던 한쪽 코가 뚫리게 되기 때문이다. 수술 전 코 막힘으로 인한 구강호흡, 두통, 후각저하, 코골이 등의 합병증도 자연히 해소된다.”

-코 건강에 좋은 생활요법이 있다면?

“가장 효과가 확실하고 부작용도 없는 코 건강법을 꼽으라면 ‘코 세척’이다. 아침저녁으로 양치질을 할 때 생리식염수로 콧속 비강을 씻어내는 방법이다.

콧속에 고인 비정상적인 분비물을 씻어내고 점막에 직접적으로 수분을 공급해 각종 코 질환을 예방하는 것은 물론 재채기나 콧물, 코 막힘 같은 증상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다. 매일 1~2회 생리식염수 코 세척이 부담스러운 이들은 스팀 타월을 써봄직하다. 따끈하게 데운 스팀 타월을 5분 정도 코 위에 얹어두면 코 세척과 비슷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늘 코 점막을 촉촉하게 유지하려는 노력도 중요하다. 실내 습도를 40~50% 정도로 유지하도록 하고, 수시로 물을 충분히 마시길 권한다. 물을 마실 때는 차가운 물 보다는 체온 정도로 미지근한 물을 조금씩 자주 마시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미세먼지나 대기오염이 심한 날에는 코 점막이 예민해지는 만큼 외출 시 미세먼지 차단 기능이 있는 마스크를 사용하자. 마스크는 오염 물질이 코로 들어오는 것을 막아줄 뿐만 아니라 차가운 공기가 바로 들어오는 것도 막아준다. 특히 요즘처럼 일교차가 심한 환절기에는 외출 시 마스크를 쓰는 것이 좋다.”

이기수 쿠키뉴스 대기자 elgis@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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