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공항에서 기차를 타고 시내로 들어가면 테르미니(Termini)역에 내립니다. 이곳을 ‘세계의 종착역’으로 부르곤 하는데 이는 영어의 터미널(terminal)과 스펠링이 비슷해서 생긴 오해입니다. 테르미니는 라틴어로 목욕장(Terme)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기독교를 핍박한 로마의 10대 황제 중 한 명인 디오클레티아누스가 이곳에 거대한 공중목욕장을 건설하려고 로마군단 가운데 기독교인 호민관 제노를 비롯해 1만203명을 잡아 와 강제 노역을 시킨 후 완공되자 죽여버립니다. 후에 베르나르도라는 성자는 환상 중에 이들 순교한 영혼이 하늘로 올라가는 모습을 봤다고 합니다.

길에서 교회 청년을 만났습니다. “야구 보고 왔습니다. 옆에 있는 자매는 친구일 뿐입니다.” 묻지도 않은 질문에 답까지 해주는 모습이 날 자극했습니다. “아무 사이도 아닌데 1회부터 9회까지 걸리는 야구를 함께 본다고?” 나중에 실토했는데, 그날부터 ‘썸’을 타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나중에 이 커플 주례를 섰습니다. “시작엔 목사가 있었지만, 마지막 순간까지 하나님이 동행하실 것입니다”라고 주례사를 했습니다.

한국말은 끝까지 들어봐야 안다고 합니다. 인생도 끝까지 가봐야 합니다. 초심을 잃지 말고 끝까지 하나님과 동행하십시오. 악이 선으로 바뀔 겁니다.

한별(순복음대학원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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