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저스 비극의 가을드라마 ‘Cut 쇼’

LA 다저스의 클레이튼 커쇼가 10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LA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5차전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경기에서 8회초 백투백 홈런을 맞아 블론세이브를 기록한 뒤 머리를 감싸쥐며 마운드를 내려가고 있다. AP뉴시스
 
3-7로 패색이 짙어진 10회말 심각한 표정으로 경기를 지켜보고 있는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 AFP연합뉴스


포스트시즌만 되면 작아지는 클레이튼 커쇼(LA 다저스)와 데이브 로버츠 감독의 투수 교체 실수로 류현진의 가을무대가 예상보다 일찍 막을 내렸다.

다저스는 10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LA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5판3선승제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NLDS) 5차전에서 3대 7로 패했다. 3패(2승)를 기록한 다저스는 구단 최다승인 106승을 거두고도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 및 3년 연속 월드시리즈 진출에 실패했다.

초반은 다저스의 분위기였다. 홈 관중들의 성원을 등에 업은 다저스는 경기 초반부터 워싱턴 선발 스티븐 스트라스버그를 압박했다. 1회말 선두 작 피더슨이 2루타를 친 뒤 2번타자 맥스 먼시가 투런 홈런을 날렸다. 2회말에는 키케 에르난데스의 솔로홈런으로 점수차를 3-0으로 벌렸다.

다저스 선발 워커 뷸러는 6⅔이닝 동안 4피안타 3볼넷 1실점의 호투를 선보였다. 시리즈 1차전도 6이닝 무실점으로 완벽투를 했던 뷸러는 이날 무려 117구를 던지고 7회초 2사 1,2루 상황에서 커쇼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커쇼가 3구만에 애덤 이튼을 삼진으로 잡으며 로버츠 감독의 선택은 옳았던 것처럼 보였다.

재앙은 8회부터 시작됐다. 커쇼가 8회초 선두 앤서니 렌던과 후안 소토에게 단 3구만에 백투백홈런을 맞으며 3-3이 됐다. 결국 커쇼는 마에다 겐타와 교체된 뒤 벤치에서 고개를 떨궜다. 정규이닝 동안 승부가 가려지지 않아 연장으로 접어들었다. 9회초부터 마운드에 올랐던 조 켈리는 연장 10회초 이튼에게 볼넷, 렌던에게 2루타를 맞아 무사 2, 3루의 위기를 맞았다. 구위가 9회에 비해 눈에 띄게 떨어졌음에도 로버츠 감독은 켈리를 그대로 밀고 나가는 강수를 뒀고 이는 패착으로 귀결됐다. 켈리가 고의사구 뒤 시리즈 내내 부진하던 하위 켄드릭에게 만루홈런을 맞으며 사실상 승부가 넘어갔다.

NLCS 1차전 선발로 예정됐던 류현진은 최고의 시즌(14승 5패 2.32)을 보내고도 예상보다 가을잔치가 빨리 끝나 아쉬움을 샀다. 올 시즌을 마치고 자유계약선수(FA) 권리를 행사할 그로서는 이날 경기가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치르는 마지막 경기가 될 수 있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또다른 NLDS 5차전은 1회초부터 10득점으로 폭발한 세인트루이스가 13대 1로 대승했다. 이로써 NLCS는 시즌 93승(워싱턴)과 91승(세인트루이스)에 그친 ‘언더독’ 맞대결로 확정됐다.

이현우 기자 bas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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