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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美, 정의의 심판 내려… IS 수괴 알바그다디는 죽었다”

사진=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의 수괴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사진)의 사망 사실을 공식 발표하고 IS를 격퇴했다고 선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세계에서 가장 극악한 테러조직의 수괴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는 죽었다”고 밝혔다.

알바그다디가 2014년 이라크 모술을 점령하고 자신을 ‘칼리프’(이슬람 세계 최고지도자)라고 참칭한 지 5년 만이다. IS는 미군 주도 연합군의 공세로 지난 4월 모든 점령지를 상실하고 유명무실화된 상태였다. 알바그다디가 사망함에 따라 시리아 철군 발표로 비판받아 온 트럼프 대통령은 IS 지도자 소탕 업적을 내세우며 철군을 합리화할 수 있게 됐다. 향후 중동에서 발을 빼겠다는 구상도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시리아 북부 이들리브에서 벌어진 알바그다디 제거작전을 직접 승인했으며, 이 작전에서 미군 인명피해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어젯밤 미국은 세계 최악의 테러 지도자에게 정의의 심판을 내렸다”며 “IS 지도자는 입고 있던 조끼를 점화시킨 뒤 사망했고, 그 폭발로 그와 세 명의 아이들이 죽었다”고 말했다. 그는 “시리아 쿠르드군이 도움이 되는 정보를 제공했다”는 얘기도 했다. 공식 발표 몇 시간 전 트럼프 대통령은 작전 종료 직후로 추정되는 시각에 ‘방금 뭔가 큰일이 벌어졌다!’는 트윗을 남겼다.

미국 언론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알바그다디 사살작전을 승인한 건 1주일쯤 전이다. 이 작전은 최고 기밀로 다뤄졌고, 합동특수전사령부(JSOC)는 알바그다디 은신처와 관련한 정보를 포착하고 작전에 돌입했다.

1971년 이라크 출생인 알바그다디는 보수 이슬람 성직자로 활동하다 2003년 미군의 이라크 침공 직후 반군 세력에 가담했다. 그는 2005년 미군에 체포돼 2009년까지 아부그라이브 수용소와 부카 기지에서 수감생활을 하며 극단주의 성향 인사들과 친분을 쌓았다. IS 전신인 알카에다 이라크지부에 가담한 그는 ‘아미르’(사령관)를 자칭하던 아부 오마르 알바그다디가 사망하면서 후계자가 됐다. 알바그다디는 2014년 이라크 제2의 도시 모술을 점령하고 IS를 선포했다.

알바그다디는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라덴과 함께 역대 최고 현상금이 걸렸던 인물이다. 미 국무부는 2016년 알바그다디에 대한 현상금을 1000만 달러(117억4500만원)에서 2500만 달러(293억6250만원)로 올렸다. 2011년 빈라덴 사망 당시 현상금과 같은 액수였다. 알바그다디는 2014년 IS 선포 이후 최근까지 ‘신비주의 전략’을 구사하며 영상이나 음성을 전혀 공개하지 않았다. 미국은 물론 러시아와 이란 등 국가들이 그의 행방을 뒤쫓았으나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알바그다디가 5년 동안 전혀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이미 사망했다는 주장도 여러 차례 제기됐다. 하지만 알바그다디는 지난 4월 IS 선포 연설 이후 처음으로 자신의 모습을 담은 동영상을 공개하면서 건재함을 과시했다. IS 홍보조직 알푸르칸을 통해 유포된 당시 영상에서 알바그다디는 흰색 배경의 벽 앞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 스리랑카 부활절 연쇄 폭탄 테러가 자신들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알바그다디는 지난달 IS 조직 재건과 수감 조직원 구출을 촉구하는 음성 메시지를 내놓기도 했다.

조성은 권중혁 기자 jse13080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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