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영업익 8조 육박… 반도체 부진, 폰이 메웠다


 
삼성전자 서울 서초사옥 딜라이트숍 입구에 스마트폰 갤럭시 노트10을 홍보하는 대형 사진이 걸려 있다. 삼성전자는 이날 3분기 매출 62조원, 영업이익 7조7800억원이라고 공시했다. 연합뉴스


삼성전자가 3분기에 매출 62조원, 영업이익 7조7800억원을 기록했다. 1, 2분기 연속 6조원 초반대에 머물렀던 영업이익이 증가하며 실적이 바닥을 찍고 회복세로 돌아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위기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삼성전자의 튼튼한 사업구조가 다시 한번 주목받고 있다.

31일 공시에 따르면 삼성전자 IT·모바일(IM)부문은 3분기 매출 29조2500억원, 영업이익 2조920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1분기(3조7700억원) 이후 가장 좋은 성적이다. 지난 8월 출시한 갤럭시 노트10이 국내에서 최단 기간 100만대 판매를 돌파하는 등 전 세계 시장에서 판매가 잘된 게 주된 요인이다. 여기에 갤럭시 A시리즈 판매도 견고하게 이뤄지면서 실적이 개선됐다. 삼성전자는 3분기에 8500만대의 휴대전화를 판매했으며, 평균판매가격(ASP)은 230달러라고 설명했다.

반면 반도체 영업이익은 3분기 3조5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3조6500억원)보다 10조6000억원 줄었다. D램과 낸드플래시 판매가 전 분기보다 각각 30%와 10% 늘었지만 가격이 회복되지 않아 실적 개선으로는 연결되지 않았다.

눈여겨볼 부분은 사업 부문 간 실적 추이다. 스마트폰 사업 초창기인 2013~2014년에는 스마트폰이 삼성전자 실적 전체를 끌고 나갔다. 2013년 3분기에는 IM부문 영업이익이 6조7000억원에 달하기도 했다. 하지만 스마트폰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고, 갤럭시 노트7 단종 등으로 위기 상황이 되자 반도체가 치고 올라오기 시작했다. 반도체 슈퍼 사이클이 오면서 삼성전자는 2017년 2분기부터 지난해 4분기까지 7분기 연속 영업이익 10조원 이상을 달성했다.

업계에서는 반도체-스마트폰-가전으로 이어지는 삼성전자의 ‘삼각축’이 가진 힘이 꾸준히 좋은 실적을 낼 수 있는 원동력이라고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전 세계 IT 기업 중 유일하게 부품(반도체, 디스플레이)과 완제품(스마트폰, 가전, TV)을 동시에 만드는 회사다. 글로벌 경기에 따라 부품이나 완제품 중 한쪽이 다운턴(하락 국면)이어도 다른 쪽에서 만회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내년에는 반도체 경기가 회복되고, 스마트폰에서도 폴더블폰이 새로운 성장 모멘텀이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다시 한번 분기 영업이익이 10조원을 돌파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이날 실적 발표 이후 콘퍼런스콜에서 “낸드플래시는 3분기 들어 재고가 정상화됐고, D램도 재고가 크게 줄어 내년 상반기는 재고 정상화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5G 본격화 등으로 내년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면서 재고가 정상화되면 가격 상승도 기대되기 때문에 반도체 시장 상황은 좋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폰은 폴더블과 5G가 실적을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폴드 초기 물량이 매진되는 걸 보며 폴더블폰 시장 성장 가능성을 봤다”면서 “새로운 폴더블폰을 선보여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다양한 가격대의 5G 스마트폰을 선보이고 국가별 상용화 일정에 맞춰 사업자와 협력을 강화하겠다”며 5G 스마트폰 시장 공략 강화에 나설 것을 분명히 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시설 투자에 약 29조원을 집행할 계획이다. 메모리 첨단 공정 전환 등 반도체에 23조3000억원, 플렉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투자 등 디스플레이에 2조9000억원 등이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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