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사상 첫 국제축구연맹(FIFA) 17세 이하(U-17) 월드컵 4강 진출이 불발됐다. 난적 멕시코와 대등하게 싸웠지만 석패했다. 크로스바를 강타한 원톱 스트라이커 최민서(포항제철고)의 결정적인 슛 한방이 아쉬웠다.
김정수 감독이 이끄는 한국 U-17 축구대표팀은 11일(한국시간) 브라질 비토리아 클레베르 안드라지에서 멕시코와 가진 8강전에서 0대 1로 졌다. 각 연령별 남자 대표팀 중 유일하게 17세 이하 연령대에서만 이루지 못한 주요 국제대회(월드컵·올림픽) 4강 진출의 꿈을 다음으로 기약하게 됐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1987년과 2009년에 이어 통산 3번째로 8강 진출을 달성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 8강 진출국 중 유일한 아시아 국가였다. 멕시코전 패배는 그래서 아쉬웠다. 한국은 전반 14분 4-1-4-1 포메이션의 최전방에 선 최민서의 강력한 왼발 중거리슛이 상대 크로스바를 때리리는 불운을 겪었다. 최민서는 전반 22분 왼쪽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슛으로 연결했지만 공은 다시 골문을 벗어났다. 전반 35분 수비수 홍성욱(부경고)이 부상을 입어 방우진(오산고)과 조기에 교체되는 악재도 있었다.
한국과 멕시코의 승부는 대등했다. FIFA가 집계한 최종 기록에서 한국의 공 점유율은 49%로 멕시코(51%)와 거의 같았다. 멕시코의 강점 중 하나로 꼽혔던 공격 집중력에서는 한국이 오히려 근소하게 앞섰다. 한국은 모두 7회의 슛을 때려 3회의 유효슛을 기록했다. 반면 멕시코는 6차례 슛 가운데 골문을 정확하게 조중한 유효슛이 2회뿐이었다.
하지만 멕시코의 마지막 유효슛이 한국의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멕시코는 득점 없이 맞선 후반 32분 한국 진영 오른쪽 사이드에서 시작한 공격을 짜임새 있게 마무리해 결승골을 터뜨렸다. 호세 루이스의 크로스는 공격수 알리 아빌라의 머리를 맞고 한국의 골문 오른쪽 구석으로 빨려 들어갔다. 만회골을 넣지 못하고 주심의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한국의 주장인 골키퍼 신송훈(금호고)은 눈물을 쏟았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